“상식 깨부숴야 성공”…新트렌드 파악, 필승책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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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깨부숴야 성공”…新트렌드 파악, 필승책 떠올라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4.01.1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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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트렌드에 ‘병’보단 ‘페트’…고물가 속 할인 전략도 재정비
소스, 주 수익원 등극…카페, ‘푸드코트‧복합문화공간화’ 대전환
사진=연합뉴스
유통‧식품‧외식업계 오랜 수익 상식이 깨지고 있다. 고물가‧엔데믹‧세대교체 등 복합적 요인이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가속시킨 영향이다. 선제적으로 소비시장의 변화를 파악해 제품 및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필승책으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유통‧식품업계의 오랜 ‘수익 상식’이 깨지고 있다. 고물가‧엔데믹‧세대교체 등 복합적 요인이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가속시킨 영향이다. 선제적으로 소비시장의 변화를 파악해 제품 및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필승책으로 떠올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및 음주 패턴이 바뀌며, ‘소주=병’이란 대표성이 무너지고 있다. 소매 채널들은 이에 맞춘 상품 구색 변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혼술‧홈술 문화 확산으로 무겁고 깨질 위험이 있는 병 소주 보다 이동 및 보관이 간편하고, 재활용이 쉬운 페트 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단 분석이다.
실제로 편의점 CU가 최근 5개년 소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페트 소주가 전체 소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2%를 기록하며 병 소주(49.8%) 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다양한 선택지도 페트 제품에 대한 수요를 확대한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병 소주는 360ml에 국한돼있지만, 페트 소주는 400ml, 500ml, 640ml, 750ml 등 다양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 속 병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도 각광받고 있다. 페트 소주 640ml의 편의점 판매 가격은 3300원으로, 100ml당 516원 수준이다. 병 소주 360ml 가격 1900원(100ml당 528원) 대비 약 2.3% 저렴하다.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로 ‘수입맥주 4캔 묶음할인’ 공식도 깨졌다. 지난 2014년부터 약 10여년간 ‘4캔 1만원’ 행사는 공식처럼 자리잡아왔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행사 가격이 2022년 1만1000원, 지난해에는 1만2000원까지 오르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련 행사에 대한 반발심이 커졌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로 소량 구매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편의점 GS25는 맥주 행사 전략을 ‘3캔에 9000원’으로 수정했다. 부가 카테고리에 불과했던 ‘소스류’는 가공식품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가정 내 요리 빈도가 늘어난 영향이다. MZ세대를 필두로 ‘모디슈머(자신이 재창조한 레시피로 기존 가공제품을 새롭게 즐기는 소비 행위)’가 성행한 것도 소스 시장 활성화에 한몫했다. 식품업계는 다양해지는 고객 니즈에 맞춰 소스 제품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늘리고 있다. 풀무원은 김치를 소스로 재해석했다. ‘맵치 핫소스’는 한국인 입맛에 맞춘 ‘개운한 매콤함’을 콘셉트로 한다. 정식 출시 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선론칭했을 당시 구매량이 목표 대비 981%를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자사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의 양념을 따로 판매하고 있다. 라면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수출 실적 대비 약했던 내수 매출을 끌어올리겠단 방침이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빠른 회전율이 수익성의 관건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푸드코트화’로 전략을 수정했다. 외식물가 상승에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카페로 모임이 잦아지자, 디저트‧식사대용류에 대한 수요가 커진 데 착안했다. 젊은 소비층이 소비 공간에 대한 감각적인 경험들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공략해, 체험적 요소를 강화한 ‘특화매장’도 적극 늘리고 있다. 이디야는 복합커피문화공간 ‘커피랩’을 통해 R&D 역량을 홍보하고,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디야커피랩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 ‘이디야컬처랩’도 운영한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 ‘엔제리너스’는 지역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와의 협업 매장 확대를 비롯해, 지역 핵심 상권 거점 스토어 오픈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중 특히 식품 분야의 경우, 변화하고 발전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거의 모든 식음료는 한 해에도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소비자 리서치 및 피드백을 기반으로 품질‧용량‧패키지‧홍보 방향 등 전반에 변화를 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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