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환경 규제…글로벌 친환경선박 수요 확대 전망
HD현대·삼성重·한화오션, 암모니아·LNG선 수주 집중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선박 수주량 1위에 오른 중국이 우리나라의 ‘텃밭’인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전체 신규 선박 수주량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준 것은 2019년부터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1001만CGT(24%)를 수주, 중국(2446CGT·59%)에 밀렸다. 중국은 자국 발주 물량을 등에 업고 압도적 양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중국이 수익성 낮은 선박들을 무분별하게 수주할 때 국내 조선 3사는 고수익의 선박 수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554만CGT 중 우리나라가 441만CGT를 차지해 8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113만CGT 수주로 20% 점유율에 그쳤다.
하지만 올초부터 중국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 조선사 후둥중화는 최근 카타르에너지로부터 26만 ㎥급 극초대형 ‘큐맥스 LNG 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 1척당 3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중국의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는 중국 공산당의 ‘조선 굴기’의 일환이다. 중국 상무부는 2025년까지 글로벌 친환경 선박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메탄올과 LNG 등 친환경 선박의 건조량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실제 최근 5년간 LNG선 건조 능력을 갖춘 중국 조선소는 2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친환경 선박 시장은 잠재력도 높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에 국내 조선 3사도 친환경 선박 수주에 시동을 걸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중동 소재 선사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금액은 한화로 약 3101억원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9일 6일간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소재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 중형 PC선 15척, 초대형 LPG운반선 6척, LNG운반선 2척 등 총 25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2조8218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유지하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 2차 발주에서 15척의 수주 성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금액은 4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해당 계약은 오는 2월 말~3월에 체결될 전망이다. 한화오션도 카타르에너지와 12척 규모의 LNG선 계약을 두고 협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