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서비스 통합, VIP 등급 상향 등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가 ‘멤버십·자체 서비스’ 손질 카드를 꺼냈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자 가두리(Lock-in, 록인) 전략 일환으로 이용자 혜택과 편의성을 끌어올려 신규·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는 소통망, 리뷰 등 자사앱 내 서비스를 확충하는가 하면, 멤버십을 고안·개정해 효율적인 모객을 꾀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기업의 이같은 찐고객 만들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이커머스 업계 내 경쟁이 가열되면서 멤버십 서비스 확장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G마켓과 옥션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멤버십’ 혜택을 확대했다. 내달 6일까지 설날 프로모션 ‘설 빅세일’을 진행하는 가운데, 멤버십 전용 ‘클럽 탭’, 신규 회원 전용 경품 이벤트 ‘럭키 박스’ 등을 마련했다. 또한, 고객 편의 개선을 위해 포인트제도 일원화도 마쳤다. 한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을 포괄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행 중이다.
컬리는 지난해 8월 유료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를 도입했다. 업계 내에서도 저렴한 구독료(매월 1900원)가 특징으로 가격 경쟁력을 꾀했다. 5종 쿠폰팩, 인가상품 단독 특가, 전용 상품 구매 기회, 오프라인 제휴 등이 포함됐다. 멤버십 적용으로 록인 효과에 따른 재구매율 증가로 마케팅비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밖에, 레시피, 푸드 스타일링, 뷰티 정보, 라이프 스타일 팁 등을 주고받는 유저 콘텐츠 공유 공간 ‘컬리로그’도 구축했다. 컬리로그 이용자는 비이용자 보다 컬리를 3배 수준 더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는 지난해 10월부터 고객 혜택과 편의성을 높이는 형태로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다. 등급 산정 기준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까지 늘렸다. 등급 유지 및 상승이 수월해진 셈이다. 또한, 추가 할인이 적용되는 마일리지를 만들었고, 상위 등급 전용 혜택도 추가했다.
백화점업계는 VIP 진입 허들을 높이는 모양새다. 이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고가품 소비는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특히, 큰손 고객의 경우 경기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VIP를 구매실적 상위 999명인 ‘트리니티’ 등급과 연 구매액 6000만원~1억원 이상 고객인 ‘다이아몬드’ 등급으로 나눠 관리해왔다. 올해 구매액으로 산정되는 내년 VIP부터 다이아몬드 등급 구매액을 7000만원 이상으로 높였다. 또한, 트리니티와 다이아몬드 등급 사이 연 구매액 1억2000만원의 새로운 등급을 추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내년도 VIP 산정을 위한 기준액수를 일부 손질했다. VIP 최고 등급인 자스민 블랙 기준을 연 구매액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자스민 블랙보다 높은 프레스티지 등급도 마련했다. 일종의 VVIP 등급인 셈이다. 또한, 자스민 블루 등급은 기존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자스민은 5500만원에서 6500만원 이상으로 문턱이 높아졌다.
앞서 롯데백화점도 올부터 적용되는 VIP 선정 기준을 개정·운영 중이다.
뷰티업계도 유료 멤버십 회원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CJ올리브영은 최근 10대 전용 멤버십 ‘올리브 하이틴 멤버스’을 선보였다. 미래 고객인 젊은 세대를 미리 잡겠다는 판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월부터 자사몰 아모레몰 내 유료 멤버십 서비스 ‘멤버십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 1월 해당 서비스를 철수한 지 약 2년 6개월만에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멤버십 범위 확대, VIP 기준 개정, 포인트 강화 등을 통해 충성 고객은 머무르게 하고, 신규 고객을 지속 유입시키기 위한 셈법으로 풀이된다”라며 “소비자들의 취향과 기준 또한 다양해지고 까다로운 만큼, 이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자체적인 혜택을 강구하고 서비스를 계속해서 향상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