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에 피부 관리 수요↑…더마 화장품 시장 성장성 커져
LG생건, CNP·피지오겔…아모레, 에스트라·코스알엑스 내세워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뷰티업계가 고물가, 원부자재 부담 등 악재 속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더마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더마 화장품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의 합성어로, 피부 건강을 위한 기능성 화장품을 말한다. 일반 화장품과 달리 국가, 문화, 인종 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글로벌 진출 시 비교적 수월한 특장점이 있다.
29일 한국코스메슈티컬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원에서 지난 2020년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엔데믹에 따른 노마스크 시대를 맞이하면서 그간 미뤄왔던 피부 관리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높아졌고, 국내의 경우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 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해당 시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더마 화장품 시장은 해외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점쳐진다.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더마 화장품 시장 규모는 625억1600만달러(한화 약 83조 5338억)으로 집계됐다. 오는 2028년에는 948억3600만달러(126조 7198억)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뷰티업계는 더마 화장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국내 뷰티업계의 양대산맥인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관련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두 기업 모두 핵심 수출국인 중국 시장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이 역력해 새로운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먼저, LG생활건강은 자사가 보유한 더마 화장품 브랜드 CNP와 피지오겔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는 2014년 ‘CNP 차앤박 화장품’을 542억원에 손에 넣고 더마 화장품 시장에 본격 투신했다. CNP 주력 제품 중 하나인 ‘프로폴리스 에너지 액티브 앰플’은 최근 7년간 650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견조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입증한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월 일본에 뛰어들어 1만3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한 데 이어 지난해 현지 온라인 쇼핑몰 큐텐, 라쿠텐에 진출했다. 2020년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1923억원에 사들여 라인업을 추가했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를 내세워 차별화를 달리하고 있다. 에스트라는 주력 제품 ‘아토베리어365 크림’을 선보인 이후 이달초 리뉴얼을 마쳤다. 해당 제품은 민감 피부에 적합한 캡슐 보습 크림으로 출시 5년 만에 단일 판매 누적 300만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난 22일 베트남 시장까지 사업 영토를 넓혔다. 오는 상반기에는 태국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아모레는 지난해 10월 더마 화장품 브랜드 코스알엑스 지분을 추가 확보해 자회사로 포함시켰다. 코스알엑스는 민감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로 2013년 설립됐다. ‘스네일 라인’, ‘더 알엑스 라인’ 등을 토대로 지속 성장을 꾀했다.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개 국가에 진출한 상태로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코스알엑스와의 다양한 협업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선다는 심산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저자극 더마 브랜드 셀라피는 지난해 7월부터 미샤재팬을 활용해 일본 더마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현지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미샤 재팬의 공식 온라인몰을 교두보로 삼고 유통 채널을 지속 확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더마 화장품은 기능성 제품 답게 고객 신뢰도와 충성도가 일반 제품과 비교해 크다”라며 “뷰티업계에서도 더마 뷰티 시장을 주목하고 있지만, 제약업계에서도 마찬가지로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이색 마케팅, 신제품, 해외 공략 등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