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전반적 ‘맑음’… 올해 첫 ‘1조 클럽’ 가능성 대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조치 등 직접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기준 업계 1위에 올랐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9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8% 늘어난 618억원, 당기순이익도 7% 늘어난 865억원을 기록했다.이번 매출액은 녹십자의 8882억원보다 434억원 앞선 수치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582억원,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1%와 153.2% 급등했다.유한양행의 선방 배경에는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당뇨치료제 ‘트라젠타’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장착한 오리지널 의약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고, 아울러 지난해 수출 실적 1000억원을 돌파한 원료의약품의 해외시장 선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유한양행은 특히 자회사인 유한화학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판매 중인만큼 올해 1조 클럽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2위 자리를 굳혔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4% 오른 8882억원,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788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고, 특히 4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4억7900만원, 16억46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녹십자 측은 지난해 면역글로불린제제와 독감백신 등의 수출이 전년 대비 36% 성장해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3위를 기록한 한미약품은 처방 의약품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 노력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8.3% 증가한 7301억원, 영업이익은 28.6% 증가한 6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늘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소폭 하락했다.한미약품은 아모잘탄(고혈압),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 등 100억대 품목을 7개에서 10개로 확대했고, 낙소졸(진통소염), 로벨리토(고혈압) 등 신제품의 성공적 시장 진입이 안정적 매출성장을 달성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했다.3분기까지 역성장을 기록했던 대웅제약은 4분기에 뒷심을 발휘하며 가까스로 수익성을 회복해 눈길을 끌었다.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6748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각각 78%, 69% 급증했다.대웅제약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전문의약품인 보툴리눔 제제 나보타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를 이룬 한편, 우루사 등 자사의 간판 제품이 수익성을 회복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지난해 3월 분할한 동아에스티는 지주회사에 지급하는 브랜드 로열티와 용역비 등의 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이 108억원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수준인 1500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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