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 이어지면 추가 감축 이뤄질 가능성 ↑”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와 소비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유통식품업계 전반에 인력 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낸 이마트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롯데쇼핑과 홈플러스, GS리테일도 고용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커머스에 밀려 오프라인 점포 수익성이 악화하자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 절감하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희망퇴직은 전날(25일) 사내공지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개별 점포가 아닌 전사적 희망퇴직은 지난 1993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2009년 3월 1일 이전 입사) 관리직군이며, 신청 기간은 내달 12일까지다.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급 40개월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이 지급된다. 전직 지원금 또한 직급별로 10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까지 지급된다.
앞서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각각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 수는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줄었다. 이마트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년 대비 2.1%, 영업이익은 27.4%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직원 수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만 해도 2만5298명으로 2만명을 훌쩍 넘었지만, 지난해 1만9676명까지 줄었다. 롯데쇼핑이 계약직 직원 수를 함께 공시하기 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세부적으로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1월 10년 차 이상 사원 대상 희망퇴직을 받으며, 마트 등 할인점 직원 수는 지난해 1만616명으로 전년도 1만1405명 대비 6.9% 줄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직원 수도 전년 대비 446명 줄어든 7368명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1977년생 이상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비상장사라 공시 의무가 없는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지난해 1만9368명을 기록해 전년도 1만9995명 대비 직원이 627명 줄었다.
이커머스 시장도 쿠팡과 네이버 중국의 플랫폼까지 장악하자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받아 적자를 감수하는 출혈 경쟁을 통해 매출을 늘렸지만,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쿠팡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해 6만9057명으로 전년 대비 1만2659명이 늘었다. 컬리도 같은 기간 2379명에서 2668명으로 289명 증가했다.
반면, 추진 중인 매각 시도가 실패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11번가는 오는 29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한지 4개월 만이다.
2차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 일환으로, 인사 부서(HR)에서 검토 후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3개월분의 급여를 받게 된다. 지난해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가 저조해 이번엔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고물가 환경 속 소비침체 국면이 이어지자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매장 수와 직원 수를 계속 줄여왔다”며 “소비 둔화세가 장기화되면 올해 추가 감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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