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불가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전기 및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요금 인상을 앞두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지난해 말 기준 총 부채는 202조원에 달한다. 재무위기로 인해 내달부터 희망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지난해 13조원까지 쌓인 상태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대금 중 판매요금으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하며 실질적 적자로 분류된다.
이에 ‘공공요금 5월 인상설’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최근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일제히 동결했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더해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 민생 부담이 과중해지는 만큼,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적자 상황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뿌리기업들은 진퇴양난에 놓였다. 뿌리기업은 통상적으로 생산원가의 30% 가량이 전기요금에 해당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7일 여의도 본회에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과 중소기업인 간담’을 진행했다. 김기문 회장은 이날 “납품대금연동제 내용 중 전기요금이 제외되는 바람에, 중소기업들은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 중소기업의 전기요금은 40% 가까이 급등하며 뿌리중소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뿌리기업 전용요금제 도입 등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 역시 여름철이 되면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진다. 더위로 인해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져서다. 그러나 이들 역시 공공요금 상승에 대한 대책은 취약한 상황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속적으로 소상공인의 에너지요금 지원대책을 요구해 왔다.
요점은 분할납부 등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하절기 요금할인 또는 소상공인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주장이다. 정부의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형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여름철 전기요금 역시 전년 대비 1.5배 이상 뛰었었는데, 올해 여름에는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인 상황”이라며 “원재료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면 메뉴 가격을 조금씩이라도 올려야 하지만 불경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