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심 청취' 한다며 민정수석 부활…檢 출신 김주현 임명
상태바
尹, '민심 청취' 한다며 민정수석 부활…檢 출신 김주현 임명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5.07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일 직접 인선 발표…"국민 위해 설치"
野 "결국 사정 목적, 수사 방탄에 도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에 임명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에 임명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현 정부에서 폐지했던 민정수석실을 부활시키고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 검찰 출신의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민심 청취' 기능의 강화를 위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켰다고 설명했지만, 야당은 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기용한다는 것 자체가 '채 상병‧김건희 특검' 대비에 더 무게가 쏠린 조직 개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민정수석 인선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에도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을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신이 폐지했던 민정수석실을 다시 부활시킨 이유에 대해 "정치를 시작하면서 제가 2021년 7월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민정수석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며 "그 기조를 지금까지 유지해 왔는데 아무래도 민심 청취 기능이 너무 취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정권에서 다 이유가 있어서 하는 건데 민정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고심을 했다"며 "아무래도 민정수석실을 복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할 때도 야당 대표단이 민심 청취 기능에 대한 지적을 하더라"며 "또 대통령 참모들이 일선의 민심이 대통령에게 잘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해서 저도 민정수석실 복원을 얘기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야권에서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을 임명한 것을 두고 '사정기관 장악과 사법리스크, 특검 방어용'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국민을 위해서 설치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민심 정보라고 하지만 결국은 정보를 수집하고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를 다루는 부서는 꼭 법률가가 지휘를 하면서 법치주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과거 역대 정권에서도 대부분의 검사 출신들이 민정수석을 맡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대비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법 리스크가 있다면 제가 설명하고 풀어야지 민정수석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정수석실의 부활은 4·10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적된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오는 9일 예정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소통'에 방점을 찍으면서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민정수석실 부활과 검찰 출신 민정수석 임명은 특검에 대비하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개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출신으로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지낸 양부남 광주 서구을 당선자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민심을 청취하려면 검찰 출신보다는 민심 청취에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를 많이 가진 분이 적합할 것"이라며 "검사라는 직업은 민심 청취와는 거리가 먼 직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이다. 결국 사정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과 경찰을 장악하기 위해서 검찰 출신을 민정수석으로 기용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양 당선자는 "민정수석이 부활하게 되면 모든 검찰의 주요 보직자들은 민정수석과 코드를 같이 한다"며 "친윤(친윤석열계) 체제가 더욱 공고히 되는 것이고 김건희 여사 수사나 윤석열 대통령 본인에 대한 수사 방탄에 더욱 도움이 되고 확고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민석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정수석을 통해 민심을 청취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김주현 민정수석은 박근혜 정부 법무부차관으로 우병우 민정수석과 함께 사정기관 통제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약화되는 사정기관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 부활을 통해 총선 민의를 외면하고 검찰 장악을 통해 가족을 사법 리스크에서 구하는 데 골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검찰 권력에 취해 불통과 독선의 정치를 계속하려는 윤 대통령을 국민께서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