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 중국발 사업 위축 등 패션업계와 뷰티업계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는 대체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뷰티업계는 호실적을 낳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1분기 매출은 5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5.3% 감소했다. 동기간 한섬의 매출은 3936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으로 각각 3%, 40.2% 쪼그라들었다. F&F는 1분기 매출이 5070억원으로 1.9% 소폭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302억원으로 12.5% 악화됐다. 코오롱FnC는 매출 2740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각각 1.9%, 57.1% 낮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0.2% 줄어든 9114억원이나, 영업이익은 12.9% 신장한 726억원이다. LG생활건강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올라간 1조7287억원을 달성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3.5% 상승한 1510억원이다. 애경산업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91억원, 1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 6.8% 향상된 수치다. 패션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은 내수침체로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를 줄인 데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 경기가 나쁠수록 의식주 가운데 소비자가 가장 먼저 지출을 꺼리는 품목은 의류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역대급 수혜를 누렸던 것과도 대조적인 흐름이다. 이와 달리, 뷰티업계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미국, 일본 등 판로를 넓혀 돌파구를 찾았다. 다만, 지난해 엔데믹 전환과 외부활동 증가에도 불구하고 뷰티산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점에서 이번 반등은 기저 효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여전히 소비심리가 고개를 들지 못해 올 하반기에도 패션뷰티 업체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보다 2.3포인트(p) 내려갔다. CCSI는 지난 1~4월 내내 100선대를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나쁘다는 뜻이다. 게다가 국내 유통 트렌드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비자의 니즈까지 한층 까다로워지면서 기존 사업 방식으로 성공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사업 다각화, 글로벌 진출 강화 등을 통해 활로를 마련해야 할 때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한류 붐을 효율적으로 타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조사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이 필수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