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평균 운영 경비 50%는 인건비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구성이 완료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유통가에서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5년도 최저임금 설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최저임금위는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근로자위원이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2차 최임위 전원회의는 내달 4일 열린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 심의를 마쳐야 한다.
내년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설지 여부다. 올해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이는 지난해 인상률 2.5%가 반영된 수준이다. 내년엔 1.4%(140원)만 올라도 1만원을 돌파하게 되는 만큼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노사 공방도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 노사는 최초 요구안을 결정하지 않았다. 근로자는 물가 상승을 고려한 인상을, 사용자(경영자)는 사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동결을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이 대부분인 만큼 최저임금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다. 편의점 운영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임대료와 인건비다. 평균 인건비가 운영 경비의 5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장은 “현재 최저시급이 9860원으로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점주가 부담하는 금액은 주휴수당, 4대 보험 등을 포함해 1만2800원인 상황”이라며 “해마다 최저시급을 올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물가와 경제 현황,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충분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4시간 운영 편의점에서 시간당 1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월 인건비는 9860원x24시간x30일로 계산해 709만9200원이 나온다. 여기에 주휴수당 20%와 4대 보험을 더하면 매월 900만원이 지출된다는 것이 전편협의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다. 최저임금법 4조에는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며 차등적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차등이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뿐이다.
최저임금 시행 첫해인 1988년 2개 그룹으로 업종을 나눠 최저임금을 정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해왔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사업주들이 아르바이트를 뽑기 위해 낸 채용 공고에서 임금을 최저시급으로 제시한 비중이 업종별로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임금을 최저시급으로 공고한 비중이 82.2%에 달했지만, 화훼·꽃집은 30.7%에 불과했다. 업종별로 임금 지급 능력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나타난 통계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미 편의점 업계는 매년 오르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하이브리드 매장’과 무인점포를 늘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매장이란 주간에는 유인으로, 심야시간대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곳을 뜻한다. 아예 전일 무인점포로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편의점 업계는 24시간 근무자 상주가 어려운 특수 입지 등에 이런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편의점은 다른 프렌차이즈와 달리 24시간 영업을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도가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친다”며 “경제 환경과 지불능력을 고려해 올해는 최저시급 차등적용 문제가 꼭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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