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통제력 잃고 대인기피·수면장애 등 부작용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소아·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중독이 확산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스마트폰 중독은 자기통제력 상실, 대인 기피, 학업 저하, 수면 장애, 온라인 도박 등 성인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여성가족부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약 16%, 중학교 1학년 약 21%, 고등학교 1학년 약 17%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아·청소년들 사이에 스마트 기기 의존 및 중독 비중이 늘고 있는 이유는 개인용컴퓨터(PC)·인터넷·스마트폰의 기술적 진보는 물론, 각 사용자의 인터페이스·정보 접근성·연결성 등 네트워크 혁신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중독 확산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당시 비대면·미등교·원격 수업 등이 1년 넘게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 급증했다. 스크린 타임은 인간이 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 등 디지털 화면 앞에서 보내는 시간을 뜻한다.
최근 수년간 청소년기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비율은 성인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기 스마트폰 중독은 일상생활을 저해하고 건강·학업 등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치유·치료가 성인보다 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고위험군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겪고 금단 현상까지 보여 전문가 상담과 도움이 필요한 수준에 이른다.
해외에선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일례로 프랑스에선 정부 연구 용역을 수행한 전문가들이 18세 미만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금지하고 13세 미만 아동에게 스마트폰 제공을 금지하는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올 초 아동의 영상 시청과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금지나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에선 '청소년 약 3분의 1이 SNS에 중독돼 있다'는 의학 보고서와 보건당국 발표에 따라 코네티컷·캘리포니아·인디애나·펜실베이니아 주(州) 일부 학교들은 학생들의 휴대폰을 수거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등교 시 휴대폰을 수거하고 하교 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대만에선 2015년 일찌감치 '아동·청소년 복지 권익 보호법'을 통해 2살 이하 영아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명시했다. 또한 18세 이하 청소년이 스마트폰 등에 중독되면 보호자에게 벌금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