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약진에…마크롱, '의회 해산' 발표
상태바
佛 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약진에…마크롱, '의회 해산' 발표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4.06.10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크롱 소속 르네상스당, RN에 패배…30일 조기 총선 예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의회에서 유럽의회 선거 참패 전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의회에서 유럽의회 선거 참패 전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회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하는 대국민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프랑스 내 유럽의회 선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소속된 르네상스당이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에 참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30일 조기 총선을 치뤄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나는 투표를 통해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저녁 국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연설 직후 이달 30일 1차 투표, 내달 7일 2차 투표를 알리는 법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결정은 이날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도 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에 소속된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이 고작 15.2%에 그치며 RN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유럽 내 극우 연합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 소속된 RN은 약 32%의 득표율을 얻어, 유럽의회 선거 역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30%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의 진보에 반대해 온 극우 정당들이 대륙 전역에서 진전을 보인다"며 "국수주의자와 선동가의 부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유럽과 세계 내 프랑스의 입지에 대한 위험"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메시지와 걱정을 들었으며, 이를 무시하지 않겠다. 오늘의 결과를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넘길 수는 없다"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발언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RN을 이끌고 있는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소식을 환영하며 "이 역사적인 선거는 국민이 투표하면 국민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권력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제1당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프랑스는 제도적으로 국민적 신임을 재확인하거나 의회와 정부 간 교착 상태가 심화될 시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을 보장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의 의회 해산은 1997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한 이후 17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2022년 6월 총선 이후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는 하원 의원 577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