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하는 지표가 나오면서 이를 연착륙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현재 보수적으로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미 통화 당국의 향후 행보와 독립적으로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조사 서비스 ‘MLIV 펄스 서베이’는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발표 이후 자사 단말기 구독자 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올해 들어 14% 상승한 미 증시의 상승 랠리가 계속될지 물은 데 대해 응답자의 54.6%는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22.7%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고 ‘상승 랠리가 꺾일 것’이라는 응답은 22.7%에 불과했다.
미 국채가 올해 연말 오름세로 끝날 것인지를 묻는 물음에는 응답자의 6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미국의 5월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지표가 발표되면서 FOMC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미 증시와 채권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최근의 물가 지표가 올해 초보다 긍정적“이라며 신속한 비펏(정책전환)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5%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5400선을 돌파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장 중 한때 4.25%를 하회했다. 블룸버그는 “채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둔화로 인해 매파(=통화긴축)적인 연준과 관련된 리스크(위험)를 포함해 최악의 상황이 지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국채 시장의 주요 관심사인 공급 증가 가능성과 관련해 응답자 대다수는 연준의 결정과 관계없이 재정적자 확대가 장기채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35%는 국채 공급 증가가 ‘금리 인하의 영향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22%는 ‘인하 효과를 압도할 것’으로 봤다. 나머지 43%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최근 월가에서는 지속해서 연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해왔다. UBS와 BMO캐피탈마켓이 연말 목표주가를 5600로 올렸으며 이어 도이체방크·오펜하이머 5500, 웰스파고 5535, 뱅크오브아메리카·HSBC 5400 등으로 상향했다. 특히 월가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알려진 모건스탠리도 강세론으로 돌아서 내년 2분기까지 54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