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도 상임위 상정…간호법 '당론' 채택
국민의힘 "처음부터 여야 협의 의지조차 없었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의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공언하면서 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양곡관리법(양곡법)도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되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쟁점 법안들에 대한 본격적인 재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의 상임위 '보이콧'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민주당의 입법 공세로 여야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을 6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내에 '채 해병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7월 19일은 채 해병 순직 1주기다. 더 이상 진실 규명을 방해할 수 없다"며 "지난 1년간 유가족의 가슴에 피멍을 들이며 파렴치한 거짓과 기만술로 국민을 우롱해온 자들이 누구인지, 왜 선서와 증언을 거부하고 거부권마저 동원해서 진실을 가리려 했는지 백일하에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 날인 지난달 30일 제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이후 지난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를 통과했고, 21일에는 입법청문회를 진행한 뒤 야권 단독 표결로 의결했다.
지난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노란봉투법과 양곡관리법 재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환경노동위원회는 '노란봉투법'을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같은 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양곡법관리법을 상정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간호법 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이 상임위 출석을 거부하는 '보이콧'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입법 드라이브의 고삐를 쥐고 쟁점 법안을 모조리 처리할 기세다.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상임위 상정에서 본회의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야당 단독으로 이어간다. 민주당은 이번 주 국토교통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각각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대책', '의료계 집단 휴진 관련' 등 현안 관련 입법청문회을 개최한다.
또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재정파탄 청문회'를 열어 정부 세수결손 사태를 들여다본다. 정무위원회에서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종결 처리한 국가권익위원회를 겨냥한 '김 여사 청문회'도 예고했다.
민주당의 '나 홀로' 상임위 운영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여야 협의에 대한 의지조차 없었음이 분명해졌다"며 비난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 관례를 무시하고 견제와 균형을 짓밟으면서 민주당이 반드시 법제사법위원회를 사수하려 했던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과방위를 야당 단독으로 열고선 이미 대통령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방송 3법'을 법안의 숙려 기간을 생략하면서까지 속전속결로 의결해 법사위로 넘겼다"며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 정상화를 위한 국민의힘의 제안에 민주당이 아랑곳하지 않은 이유는 오직 당 대표의 '방탄'"이라며 "선을 넘은 민주당의 행태는 자충수가 되어 돌아오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