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대치 지속…'거부권 정국' 반복될 듯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갈등을 지속하면서 7월 임시국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는 전날까지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의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와 여당의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지연을 위한 무제한 토론) 맞불로 극한 대치를 보였다.
특히 '채 상병 특검법'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여야는 7월 임시국회에서도 특검법 재의결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갈 전망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5일 오전 10시 열기로 한 국회 개원식을 연기했다. 개원식 일정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여야는 채 상병 특검법 처리와 관련해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채 상병 특검법을 야권이 다시 상정·의결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여당은 특검법 표결을 저지하기 위해 채 상병 특검법이 상정된 지난 3일 오후 3시 39분부터 유상범 의원을 첫 주자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에 민주당은 6분 뒤인 오후 3시 45분 박성준 의원 외 169인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으로 종결 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고, 24시간 뒤에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범야권 의석수(192석)가 다수인 만큼 토론은 이날 오후 강제 종료됐고 법안은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 7월 임시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개원식 불참을 요청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 분풀이하듯이 '윽박의 장'으로 만든 더불어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반성 없이는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 탄핵 시도로 법치를 흔들고,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의사일정으로 국회를 파탄시키는 현실에서 국회 개원식은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다"고 비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야 간 갈등은 7월 임시국회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실과 여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다. 이에 야당은 오는 19일 '채 상병 사망 1주기'인 점을 고려해 이전에 재표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거부권 행사는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후 15일 이내에 가능하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오면 재표결을 진행한다. 재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범야권(192석)은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 의석(108석)을 고려할 때 부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당내 이탈표가 8명 이상 나올 땐 거부권은 무력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