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 투자 통한 '정기적 체류자' 유입 집중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지속된 지방인구 유출과 지역소멸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안으로 체류형 관계인구와 생활인구를 늘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기적인 체류 인구를 늘리는 게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는 분석이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전국 농산어촌 마을 102곳 중 '도농 교류 인구나 출향민 등 관계 인구가 있다'고 답한 마을은 지난해 기준 총 56곳(54.9%)으로 집계됐다.
관계인구는 정주인구와 교류인구 중간 개념으로, 특정 지역에 완전히 이주·정착하진 않았으나 정기·비정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면서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통상 하루 동안 머문 시간의 합이 3시간 이상인 경우가 월 1회 이상인 외부인을 뜻한다.
최근 1주일 중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촌에서 보내는 '4도3촌'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인구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올해 초 7개 인구감소 지역을 시범 산정한 결과, 인구 감소세가 뚜렷한 충남 보령, 강원 철원, 전북 고창, 전남 영암, 경북 영천, 경남 거창 등에서 등록인구보다 관계인구가 약 2~4배 많았다. 특히 충북 단양 지역 관계인구는 지난해 6월 기준 24만 1700명으로 이곳에 주민등록지를 둔 등록인구(2만8000명)보다 8.6배나 많았다.
비슷한 개념인 생활인구도 주목받고 있다. 주민등록인구에 근무·통학·관광·휴양 등의 목적으로 특정 지역을 방문해 체류하는 인구와 출입국관리법상 등록 외국인 등을 포함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전국 지역별 강점에 따른 산업단지 등 특화모델 정착과 특산품 개발 확대를 위해 정주인구 대신 생활인구 유입에 초점을 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생활인구를 유입시켜 지역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고향올래'(GO鄕ALL來) 사업을 공모해 48개 지차체 중 최종 12곳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두 지역살이(전북 김제·전남 신안·경북 포항) △로컬 벤처(대구·충남 공주·전북 남원) △로컬 유학(강원 홍천·경남 의령) △워케이션(충남·충북 충주·경북 안동) △은퇴자 마을(충북 청주) 등 총 5개 유형으로 나눠 지자체당 최대 10억원씩 지원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인구 편중과 고령화를 겪은 일본 등 선진국에서 생활·관계 인구 유입을 향한 노력이 이어진 가운데 우리 정부에서도 무분별한 지역 투자보다 점진적인 유입 인구를 증진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양상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다양한 지역에 생활인구가 유입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고향올래 사업 등을 적극 추진 하겠다"며 "사업 유형별 모범 사례를 발굴해 전국적으로 생활인구 확보 사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