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캐피탈사. 대손준비금 반영 시 1분기 적자 전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강화로 2분기 실적 악화 우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강화로 2분기 실적 악화 우려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캐피탈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인해 어닝쇼크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충격이 회계상으로 대거 드러나기 시작하며 기업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다.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캐피탈사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업종이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캐피탈사들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채권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이다. 한국이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금융사가 이익의 일부를 적립한다. 대손준비금 역시 금융사가 건전성 위험에 대비해 따로 보관해 둔 돈으로 성격이 같다. 다만 회계상으론 대손충당금은 비용으로,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으로 처리된다. 대손충당금과 달리 대손준비금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1분기 당기순익 약 259억원을 기록한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대손충당금(383억원)을 반영하면 1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다. 신한캐피탈도 1분기 당기순이익 약 614억원지만 대손준비금을 반영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약 78억원 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하게 된다. 대손준비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 수치 또한 주목하는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대손 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다 합친 금액이 기업의 진짜 순이익으로 판단하는 것. 한편, 이런 신평사의 평가 기준을 반영하면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선 곳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1분기 130억원, 하이투자증권은 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은 당기순이익과 대손준비금 반영 당기순이익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이 시행되며 2분기부터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 이런 추세가 더 강화될 것 같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