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 소비가 줄어드는 반면 유로지역 소비는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 소비재 수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이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16일 ‘미국과 유로 지역의 소비 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던 미국 소비는 올해 들어 재화 소비와 저소득층 소비를 중심으로 약화했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누적됐고 그간 소비를 지탱했던 초과 저축(장기 추세를 웃도는 저축)이 대부분 소진됐다. 소비자 심리 역시 고물가에 대한 가계 부담 증대, 실업률 상승에 따른 고용 악화 우려 등을 반영해 상당 폭 나빠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재화 소비는 자동차, IT 기기 등 금리에 민감하고 고가인 내구재를 중심으로 둔화했다. 식료품 등 생필품 소비 증가세도 약화한 것으로 미루어 저소득층 소비가 둔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소비가 단기간 내에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둔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달리 장기간 부진을 지속해온 유로 지역의 민간 소비는 최근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물가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가계 실질소득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향후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긴축 완화는 내구재 중심의 소비 개선 효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미 소비재 수출 증가세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간 부진했던 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이 시차를 두고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024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6월 수출물가지수는 132.96(2020년 기준=100)로 5월보다 0.9% 상승하며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올해 1월부터 4개월째 상승 흐름을 보인 뒤 5월 하락세 돌아선 바 있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화학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면서 수출물가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6월 수입물가지수는 142.76으로 5월보다 0.7%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상승했으나 5월 하락세를 보인 뒤 6월 다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화학제품, 광산품 등이 오른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