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멘트發 도미노… 건설‧레미콘 시장 피해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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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멘트發 도미노… 건설‧레미콘 시장 피해 일파만파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4.07.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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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자 납득 어려운 명분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
건설사 착공할수록 적자 구조…시멘트사 이익은 늘어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시멘트업계의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건설‧레미콘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 및 레미콘 시장은 시멘트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전기요금 인상 등은 납득할 수 있지만, 이외에 자초한 리스크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을 두고 이해관계를 가진 업계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쌍용C&E와 한국레미콘공업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시멘트 가격 협상 참여를 요청했다. 시멘트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t당 7만8800원이었다. 작년 말 기준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은 t당 11만2000원으로 3년간 42%나 상승했다. 

당초 건설 및 레미콘업계는 유연탄 가격 상승에 따른 시멘트 가격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유연탄 공급망이 붕괴돼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무너졌다. 연료 가격이 오른 만큼, 가격을 인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합의점을 도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연탄 가격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 

실제 유연탄 가격은 2022년 상반기 t당 256달러에서 하반기 444.5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 3월 195.90달러, 7월 148.45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1월에도 128.21달러, 6월 28일 기준으로는 92.96달러로 급락했다. 사실상 2022년 하반기 고점보다 79%나 줄어든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경우 시멘트사만 이익을 남기는 구조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반면, 건설업계는 현재 줄어든 이익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착공할수록 손해를 보는 환경이 조성됐다. 시멘트업계는 현장에서 사용되는 비용 중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건설사는 최소한의 이익이라도 만들기 위해 절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현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양새다. 2021년 995억원이던 건설 외부감사 기업의 평균 매출은 지난해 1158억원으로 16.4%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6.0%에서 2.5%로 하락했다. 순이익률은 2021년 4.9%에서 지난해 1.1%까지 떨어졌다. 전체 건설 외부감사 기업 중 25.6%는 영업 적자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지난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됐다.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 등 주요 업체들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늘었다. 판매량이 줄어도 이익이 늘어난 현상은 높은 가격에 따른 이익이 과도하게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파트너사에 피해를 주면서, 가격 인상하는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최후의 방편으로 환경설비 비용을 언급했지만, 환경규제는 폐기물 사업 선택으로 자초한 규제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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