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규모 두고 의견 분분해…경쟁사, 멤버십 강화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쿠팡이 멤버십 요금 인상을 적용한 가운데, 이른바 ‘탈팡족’(쿠팡을 탈퇴하는 회원) 규모에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 인상률이 58%에 달하는 만큼, 금액 부담이 커져 이탈 수요가 적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승자독식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쿠팡을 소비자가 쉽게 떠나지 않을 거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들은 모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7일을 기점으로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의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다. 와우 멤버십을 초기 2900원에서 2021년 12월 4990원으로 올린 뒤 2년 4개월 만이다.
쿠팡은 월회비에 비해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와우회원은 비 멤버십 회원과 비교해 연 평균 100만원 가량 비용절약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무료배송, 무료반품, 무제한 OTT 시청(쿠팡플레이), 무료 음식배달과 등 와우회원을 위한 혜택을 강화하고 물류 인프라 확장과 첨단 기술 및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의 이번 인상 조치가 회원 잔류 또는 이탈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탈팡족이 다소 나올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상률이 58%로 무려 8000원에 육박하는 돈을 매달 내야하니 심리적 가격 저항선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의 지갑 여력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쿠팡의 계획대로 회원을 머무르게 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가족 구성원은 하나의 계정을 공유해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반면, 멤버십 이용자수 변동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직전 가격 인상에도 2년 사이 회원 수가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50% 이상 늘어나며 이탈 현상은 없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멤버십 월회비 인상을 예고한 지난 4월 이후에도 쿠팡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MAU는 3091만6564명으로 지난 4월(3061만5586명) 대비 1.5% 증가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기준으로 살펴봐도 쿠팡의 MAU는 동기간 3090만8366명에서 3166만2174명으로 2.4%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티메프 쇼크로 커진 소비자 우려가 유통공룡으로 떠오른 쿠팡의 회원 이탈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무 건전성 확보, 신뢰성 구축 여부가 그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쿠팡이 안전한 플랫폼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오히려 이커머스 업계의 쏠림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기업 지원, 자체 서비스 경쟁력, 탄탄한 수익 구조 등을 갖춘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가운데 경쟁사들은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멤버십 혜택을 손질하는 양상이다. G마켓은 지난달 1일부터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의 쿠폰 할인율을 높이고 금액 조건을 폐지했다. 오는 31일까지 멤버십 회원 10만명에게 60계치킨 배달 전용 ‘50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 생활밀착형 혜택도 강화했다.
SSG닷컴은 연말까지 ‘쓱배송 클럽’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한다. ‘쓱배송 클럽’ 신규 고객에게는 장보기 지원금 1만5000원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자에게는 SSG머니 1만원을 부여한다.
컬리는 지난달부터 컬리멤버스(월 이용료 1900원) 고객 대상으로 2만원 이상 구매 시 매일 무료배송 31장을 매달 지급하고 있다. 사실상 무료배송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지난 1~8일에는 신규 가입자 모두에게 멤버스 2개월 무료 이용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로모션을 열기도 있다.
네이버는 오는 10월까지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위해 최대 10%의 적립금을 추가 부여하는 ‘슈퍼적립’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달부터 쿠팡 멤버십 요금이 인상되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앞서 인상 예고를 한 만큼 잔류 또는 탈퇴 회원이 일찌감치 정리됐을 가능성도 있기에 관련 증감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또한, 티메프 사태가 겹치면서 업계 내 지각 변동이 예상돼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하기 위한 일환으로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