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계모사건 살인죄 적용 못 받은 데에 영향
[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재판부가 칠곡 의붓딸 학대 치사사건의 계모인 임 모(36)씨와 친부 김 모(38)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3년을 선고한 가운데 대구지검이 11일 항소심에서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다만 대구지검은 선고 형량이 구형량(계모 20년, 친부 7년)에 크게 미치지 못한 점을 들어 항소하기로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임 씨에 대한 상해치사혐의를 살인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어린이가 학대받다가 숨진 사건의 중대성과 그 죄질에 상응하는 충분한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이날 ‘울산 계모 사건’에서 법원이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추가 범행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숨진 A(당시 8세)양의 주변에 대한 추가 조사와 친아버지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일각에서는 검찰의 이 같은 방침을 둘러싸고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고 지적했다.한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과정에서 상해치사보다는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면 좀 더 많은 형이 선고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선고 형량이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역시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춰 형량이 터무니 없이 낮다”며 “검찰이 제대로 추가조사해서 항소심에선 죄명을 바꿔야 하고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는 “재판부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을 고려해 판결을 내린 것 같은데 양형기준 자체가 너무 낮다”며 “일본 등 외국의 경우 ‘칠곡 계모’사건 같은 사례는 예외없이 살인혐의를 적용하고 무기·종신형에 처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