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만나는데…정작 영수회담은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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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재명' 만나는데…정작 영수회담은 '안갯속'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8.21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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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민주, '축하난' 놓고 신경전
與 일각서 "李 사법리스크 방탄용 영수회담"
여야 당 대표 회담 결과 변수로 작용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회담은 성사됐지만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안한 영수회담 전망은 어두워지는 모양새다.

당장 축하난을 놓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여권 일각에선 영수회담 제안 이유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 목적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여야 대표 간 만남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면 영수회담도 분위기를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정해진 바 없다",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단은 회담을 거부하면서도 국회 상황에 따라 성사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대통령실과 민주당과 축하난을 놓고 진실 공방이 이어지면서 영수회담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 당선 다음 날인 19일 취임 축하난을 홍철호 정무수석이 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이 대표 측에서 답을 주지 않아 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정무수석 예방 일자와 관련해 조율 중이었으며 축하난 전달과 관련한 어떤 대화도 나눈 바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고, 대통령실은 다시 "대통령의 축하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고 밝히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 진의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점도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당, 특히 이 대표의 겉과 속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겉으로는 협치를 내세우지만, 실제는 수많은 죄목으로 지금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지 않나.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영수회담을 내세워 방탄하려고 연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대통령과 본인이 야당 대표로서 이렇게 만나는 그림을 만들어내면 사법부에서 탄압을 한다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지난번 영수회담을 했더니 성명서를 읽고 있지 않나. 순전히 본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만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전제로 내세운 '국회 정상화'는 이미 충족이 됐기 때문에 영수회담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전날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상임위도 다 돌아가고 정상화는 이뤄진 상태"라며 "(대통령실이) 무엇을 국회 정상화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실무협상이 진행 중인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경우 '국회 정상화'라는 전제에 더욱 힘이 실리며 영수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밖에 없다.

이르면 다음 주 열릴 예정인 윤 대통령의 국정 브리핑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의 필수 불가결성을 강조하고, 교육·노동·의료 등 주요 개혁 과제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 과제 실현을 위해서는 170석 거대 야당의 입법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이 대표가 연금개혁 등에 공감하며 논의의 장을 열자고 호응하면 대통령실도 더이상 영수회담을 거부하기 어려워진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에 "결국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영수회담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지난 4월 영수회담처럼 어느 한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지 않는 이상 영수회담 성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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