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글로벌 원전기업과 국제기구 설립
두산, 루마니아 SMR 제작 참여 생태계 구축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SMR은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HD현대, 두산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SMR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SMR이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인 인공지능(AI)과 친환경에 부합하고 있다고 본다. AI 데이터센터에 따른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청정에너지원으로 SMR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빅테크들은 AI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 향후 원자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지난해 8조5000억원 규모였던 SMR 시장이 2035년 6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그룹은 미국 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주)와 2022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공동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은 SK(주) 및 한국수력원자력과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SK의 사업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시너지로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글로벌 원자력 선도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SMR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HD현대는 2022년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테라파워, 서던컴퍼니, 코어파워와 미국 워싱턴주 현지에서 용융염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했다. 3월에는 테라파워, 웨스팅하우스, 로이드선급, 시보그 등과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 공동설립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SMR 제작을 통해 글로벌 생태계 진입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루미니아 원전·SMR의 기자재 설계, 제작, 구매, 시공 및 서비스를 위한 인증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설비개선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앞서 지난 5월엔 이 원전의 피더관 제작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가 주도하는 루마니아 SMR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뉴스케일파워에 지분투자를 하며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으며, 2021년 뉴스케일파워 SMR 제작성 검토를 완료하는 등 기자재 제작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