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명절 다가왔지만…유통街, 하반기 ‘체질 대혁신’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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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명절 다가왔지만…유통街, 하반기 ‘체질 대혁신’ 집중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9.0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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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 여파 내수경기 악화…내실 다지기 초점
비상경영 체제, 인력 슬림화, 해외 리밸런싱 등 주력
지난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유통업계가 마냥 웃지만 못하고 있다. 내수 침체부터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공습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타개책 모색을 위한 체질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 4일 그룹 창립 79주년 기념사를 통해 ‘고객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새 시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강한 브랜드를 육성하고 글로벌 리밸런싱을 통해 시장 확장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체질 개선과 업무 혁신을 피력했다.

서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는 중”이라며, “고객중심을 기본으로 목표를 위해 집중할 때, 아모레퍼시픽과 구성원 역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4.2% 신장했으나, 매출은 1조57억 원으로 2.4% 하락했다.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은 동기간 국내 사업에서 고전하며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29.5%, 4.3%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부터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변수가 쌓인 상황에서 각 계열사의 경영 활동 지원을 확대하고 지주와의 협력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임원은 주말에도 회의를 실시한다. 롯데케미칼, 롯데면세점 등 일부 계열사는 보다 앞서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 기초소재부문은 지난 7월 출장 예산을 축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예산 관리 및 규정 등을 강화했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 이마트는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업계 안팎으로 관심을 모았다. 인력 효율화를 꾀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에 흡수합병된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통합을 앞두고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온라인 계열사인 SSG닷컴 역시 지난 7월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이는 법인 설립 이래 첫 희망퇴직 단행이다.

유통업계의 이번 체질 개선은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우선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서민 지갑이 쪼그라들면서 소비시장이 침체됐다. 유통업은 특성상 내수경기 상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 대비 1만8000원(1.7%) 줄었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이자비용·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의식주 비용 등 소비지출을 뺀 비용이다.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6년 1인 가구를 비롯해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로 사상 최장기간 감소다. 흑자액 마이너스는 실적소득 악화가 주효했다. 최근 2년 가운데 4개 분기 동안 가구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줄었다. 감소 폭도 작게는 1%에서 많게는 3.9%에 이른다.

유통업계가 각종 규제로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C-커머스 공습도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초저가 마케팅으로 고물가 틈을 비집고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해물질 검출, 가품,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문제를 야기했지만, 서비스 품질 향상과 한국 판매자 확보에 고삐를 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해외직접구매액은 2조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25.6% 급등했다.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2조원대를 넘어선 첫 사례다. 특히, 전체 해외직구액의 중국 비중은 무려 61.4%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온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도 내수 경기가 좋지 않아 업계의 고심이 심화되고 있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외형성장 보다는 내실 기반의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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