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주식시장의 하락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사 중 3개사 꼴로 주가가 올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참여한 기업(계획 예고 공시 포함)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총 38개사다. 전체 상장사 중 1.4% 수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1개, 7개사다.
각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를 하기 직전 거래일 종가와 지난 13일 종가를 비교해 등락률을 산출한 결과 38개사 중 29개사(76.3%)가 주가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8개사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7.5%였다. 코스피 중 23개사(71.4%), 코스닥 중 6개사(85.7%)의 주가가 올랐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3.01%, 15.39% 내린 점을 고려하면 밸류업 공시 기업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5월 코스닥 상장사 중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공시 직전 종가 대비 69.8%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스트래픽(50.2%), HK이노엔(31.6%), DB금융투자(29.1%), KT&G(17.6%), 지역난방공사(11.2%), 카카오뱅크(8.3%), POSCO홀딩스(8.0%), 현대모비스(8.0%), 포스코퓨처엠(7.4%), LG전자(7.2%), LG(4.6%) 등이 뒤를 이었다.
밸류업 공시에 앞장섰던 금융주는 최근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우리금융지주(8.3%), KB금융(6.4%), 미래에셋증권(5.8%), NH투자증권(3.8%), 키움증권(3.3%), 신한지주(2.6%) 등이 공시 이후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지난달 28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현대차는 공시 이후 주가가 6.5% 떨어졌다. 기아도 4.2% 하락했다.
콜마비엔에이치(-18.0%), 콜마홀딩스(-8.7%), DB하이텍(-6.5%), 하나금융지주(-0.8%), JB금융지주(-0.7%)도 주가가 내렸다.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시 이행 기업에 대해 이번달 말 발표할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를 검토하고 있다.
지수는 TR(Total Return·총수익지수)과 PR(Price Return·주가수익지수) 두 가지 유형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TR형은 주가수익율 반영과 더불어 현금배당 발생시 포트폴리오에 재투자를 가정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PR형은 주가수익율만을 반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밸류업 공시는 공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시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업 지수는 후행 지수로 밸류업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어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이지, 밸류업 지수 자체 때문에 밸류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