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력자급률 10% 수준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전력대란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면서 전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재차 부각되는 실정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29년에는 수도권 비중이 80%를 넘어설 것 전망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3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발표하며 수도권 전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을 짚었다. 산업부 조사 결과 온느 2029년까지 전국의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총 732개에 달했으며, 이중 601개(82.1%)가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설비의 전력수요는 약 49기가와트(GW)로 예상됐다.
앞서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4일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석해 "주민 수용성과 한국전력의 적자 문제로 전력망 확충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향후 반도체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가 폭증할 전망인데 이를 가만히 둘 경우 대정전이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정부는 지난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시행했다. 분산에너지는 에너지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공급되는 일정규모 이하 에너지를 의미한다. 이 특별법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통한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신설을 제한한다. 또 생산과 소비의 에너지 형평성을 중심으로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 도입의 근거가 된다. 지역별 차등 요금 제도는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경제계에서도 분산에너지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별 전력수급 불균형 등으로 전력 공급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서울·경기의 전력소비량 비중이 높아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경기(62%), 서울(10%), 충북(11%)의 전력자급률은 매우 낮은 반면 충남(214%), 경북(216%), 강원(213%)의 경우 200%를 상회했다.
대한상의 SGI 박경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경우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에너지 중 전력의 비중이 높다. 특히 현재 용인, 구미 등에서 조성 중인 7개 첨단산업 특화단지 운영을 위해 15GW 이상의 대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산업에서 전력공급이 일시적으로 끊겨 공정 가동이 중단되는 경우 생산한 제품을 전량 폐기해야 하고, 설비를 재가동 하는 데에 수일에서 많게는 수개월이 걸려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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