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논란' 정몽규·홍명보, 국회서 '혼쭐'···洪 "불공정·특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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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 논란' 정몽규·홍명보, 국회서 '혼쭐'···洪 "불공정·특혜 없었다"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9.2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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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 현안질의···유인촌 "절차 문제 시 정상적 선임 아냐"
洪 "월드컵서 좋은 결과 내는 게 임무"···사실상 '사퇴 거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오른쪽부터)와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앞)과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오른쪽부터)와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정해성 전 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투명 절차'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축협) 핵심 관계자들이 24일 국회에 출석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절차상 하자 등을 지적하며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홍 감독은 자신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몽규 축협 회장과 홍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을 상대로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현안질의 초반 문체위원들은 축협의 자료 제출 미비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회장을 향해 "황제 회장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며 "국가정보원도 국회에 와서 보고하는데 (축협은) 어쩜 이리 비밀이 많은가"라고 지적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여야를 막론하고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 질의자료 129건 중 절반 이상이 개인정보 보호나 비밀 약정 등으로 인해 아예 (자료가) 제출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홍명보 감독의 계약 기간, 연봉 등 기본적인 자료나 외국인 감독 후보에게 제시한 연봉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체위원들은 홍 감독에게 직접 '감독 선임 과정의 투명성'에 대해 묻기도 했다. 홍 감독은 '본인의 선임 과정이 객관적으로 투명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렸다고 들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한 것이다. 내가 2순위, 3순위였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감독은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외국인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에 올랐고, 이임생 이사는 유럽에서 외국인 후보들을 만나고 돌아온 뒤 홍 감독을 찾아가 면담한 뒤 감독직을 제안했다. '이임생 이사가 집에 직접 찾아가서 부탁했는데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에 홍 감독은 "부탁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이임생 이사의 역할은 감독 후보와 접촉하고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감독의 해명에도 문체위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에게 최고의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던 축협이 지금은 국민적 질타와 비난의 가장 큰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 이유는 성적 부진과 석연치 않은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한 후 열린 11차 회의가 유효하지 않으며, 해당 회의에서 감독 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이임생 이사도 감독 결정 자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정 위원장 사퇴 이후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이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없다"고 했다. 반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정상적인 감독으로 선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하도록 한 것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축협이) 동네 계 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홍 감독은 '절차 위법성이 밝혀질 시 사퇴 의사가 있냐'는 조계원 민주당 의원 질문에는 "월드컵 예선을 코앞에 두고 있고,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임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현안질의에 앞서 서면으로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감독 선임 건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다 밝히고 그때그때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며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임 과정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줬다"고 했다. 정 회장은 "한국은 유럽이나 남미와 달리 아직 전 세계 축구 시장에서 변방에 속하는 편"이라면서 "아쉽지만 국내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줄 지도자를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축구 시장의 규모는 여전히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다음 달 초 축협 감사를 중간 발표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는 중요하다. 한두 사람의 일이 아니다"라며 "현재 축구협회를 감사하고 있다. 다음 달 2일 이 부분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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