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경기 한파가 지속되면서 기업계 채용이 줄고 있다. 취업 문턱이 좁아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6일 인크루트가 80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업종별 신입 채용계획' 조사 결과한 결과에 따르면, 17개 업종 중 13개 업종의 채용계획 확정율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여행·숙박·항공 부문이 64.9%포인트 줄어들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으며, 에너지 업종은 42.6%포인트, 금융·보험은 37.6%포인트 하락했다. 운수, 의료·간호·보건·의약, 교육·강의, 기계·금속·조선·중공업, 정유·화학·섬유 등도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상승 업종은 총 4개 뿐으로, 자동차·부품(62.5%), 유통·물류(52.5%), 의류·신발·기타제조(35.6%), 예술·스포츠(76.9%) 등이다.
인크루트는 “경영 상태 악화와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업종별 신입 채용 계획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며 “구직자들은 업종별 채용 동향을 파악하고 희망 업종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업종의 일자리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추세지만, 특히 중소기업계는 대기업과 채용 경쟁에서 철저히 밀리는 형편이다. 실제 구직자의 수요는 대부분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청년 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대기업(64%) △공공부문(44%) △중소기업(16%)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임금과 복지다. 대한상의는 청년구직자들(300명 대상)이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은 ‘임금 및 복지수준’(86.7%)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로시간(워라밸) 70.0%, 근무환경(안정성, 업무강도)는 65.7%이 뒤를 이었다.
또 일부 중소기업 경영주가 직원 처우에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 점도 구직자들이 관련 기업계를 외면하는데 한몫한다. 서울 한 의류 유통 중소기업 직원은 “이직률이 높은 기업을 보면, 단순히 급여가 적다는 점만이 문제가 아니다. 전근대적인 경영 방침을 가진 업주가 근로자에게 막말을 하거나, 노동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