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정부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정부 공세의 불을 붙였다.그동안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시원찮은 구조작업으로 국민의 분노가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정부의 총체적 부실대응을 도마 위에 올린 것이다.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전원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묵념을 하며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김한길 공동대표는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국정에 책임 있는 우리 모두는 사죄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부터 정부를 제대로 감시·감독했어야 할 국회의원까지 먼저 국민께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안철수 공동대표도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며 “우리 아이들, 우리 부모 형제를 구해내지 못하는 무능이 부끄럽고 위기에 대처하는 시스템 하나 제대로 만들어두지 못한 무책임이 죄스럽다. 우리 정치는 헌법적 가치인 국민 안전도 지켜내지 못했다”고 밝혔다.특히 야당을 포함해 정치권 전체가 사죄하자는 김 대표의 제안은 박근혜 대통령을 콕 집어 대상에 포함했다는 점에 주목, 사실상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정부의 ‘부실대응’에 대한 날선 질타가 쏟아졌다.전병헌 원내대표는 “한 명도 구하지 못한 무능과 혼선, 청와대의 무책임, 라면과 치킨으로 상징되는 무사안일, 부패의 먹이사슬, 정부부처와의 유착, 국민 생명이 한없이 무기력한 시스템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정부 책임을 일일이 열거했다.신경민 최고위원은 “세월호 침몰까지는 사고였지만 실종자 구조 등에서 벌어진 일은 정부가 저지른 사건”이라면서 “지난 대선 국정원 사태부터 시작해 ‘민주’가 침몰한 데 이어 ‘안전’이 무너진 국란 수준의 사건이다”고 말했다.우원식 최고위원도 “사고 직후 위기관리를 자신하다 사태가 심각하자 청와대가 발을 빼는 나라”라며 “무책임한 3류 정부가 대한민국을 비통에 빠뜨린다”고 맹비난했다.우 최고위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최근 발언과 관련, 관리 매뉴얼을 제시하면서 “위에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대통령이 있다. 끔찍한 재앙 앞에 자신들의 매뉴얼도 대담히 부정하는 게 지금 정부”라고 주장했다.한편, 새정치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을 지낸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의사 천근아씨도 이날 회의에 참석, “현재 단원고 교사들과 학생들이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며 “국민들이 죄책감을 덜어주고 그들 또한 피해자이자 당사자란 사실을 주지시켜 제2차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도록 격려와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