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상생협의, 장기간 협의에도 지지부진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소상공인들이 외식물가 상승과 배달앱 수수료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외식물가가 오르자 가게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더욱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2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7개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23개 품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인상률은 4.3%였다.
상위 5개 품목 상승률을 살펴보면 맛김 19.4%, 고추장 12.4%, 설탕 9.4%, 간장 7.0%, 우유 5.6% 순이었다. 이들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8%다.
푸드테크기업 식신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 직장인들의 평균 식대는 1인당 1만37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000원대였지만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참가격 공개 가격은 평균 가격인 만큼 실제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회사원 A씨는 “회사 근처 식당 메뉴 가격이 부담스러워 점심 도시락을 챙겨다닌 지 3개월 정도 지났다”며 “회사 구성원들도 점차 도시락을 챙겨오거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배달앱 수수료 문제도 골칫거리다. 지난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의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양측 간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는 모양세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산업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상인연합회는 최근 ‘중개수수료율 5% 상한제’라는 통합 요구안을 확정했다.
반면 배달앱들은 지난 8일 진행된 6차 회의에서 입점업체의 매출액 산정을 기반으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상생안으로 제시했다. 매출 상위 60% 점주는 기존처럼 9.8%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60∼80%에는 수수료 4.9∼6.8%를, 상위 80∼100%에는 2%를 각각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상위 60~80%에 적용하는 수수료의 경우 점주들이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000원이면 수수료율 6.8%를, 1500원이면 4.9%를 각각 적용한다.
여름께부터 진행된 논의에도 수수료 체계가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으며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시기 배달 전문 식당을 오픈했는데, 배달앱 수수료가 날이 갈수록 상승하는 데다 최근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코로나19 당시보다 매출이 좋지 않다”며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대부분인 만큼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형편인데, 수수료 부담이 막대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