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는 오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났다. 번아웃의 증상을 얘기하고 나니 여기저기서 본인도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번아웃을 대표하는 단어는 공허함과 허무함이다. 해답은 목표의 수정, 즉 추구해야 할 가치의 수정이다. 이 가치는 지나치면 안 되며 일순간의 성취로 소모되어서도 안 된다. 이 책에서 해설하는 '지혜문학’은 바로 그런 가치가 무엇인지 찾을 때, 인간이 헤매지 않게 하기 위해 수천 년간 축적되어 온 지식이다.
지혜문학은 고대 근동지역에서 유행했던 문학의 한 장르이며, 신성과 덕에 대한 현자의 말씀이나 지혜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신화적인 성격이 있지만 결국 인간의 삶의 고민을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지혜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자기계발서이자 고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혜문학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성서와 함께 전해지는 잠언》, 《욥기》, 《전도서》, 《야고보서》를 다룬다.
-- 공허와 허무를 이겨내라는 《잠언》, 무의미한 고통에 맞서라는 《욥기》
덧없음 자체를 즐기라는 《전도서》, 품격 있고 단단한 삶을 말하는 《야고보서》
네 가지 지혜문학으로 찾는 우리 삶의 이정표--
이 책은 성서 고전 중 하나인 지혜문학을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설명한다. 2장 《잠언》에서 저자는 두려움과 불안이 우리 생각과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감정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죽음,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이 마지막에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다. 하지만 《잠언》은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또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위로한다.
《잠언》은 이 세상에 질서가 있고, 그것을 만든 게 ‘지혜’라고 말한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을까? 수많은 학문, 예술 분야는 물론 일반적인 사람들도 ‘실제로 그래서’가 아니라 ‘그렇다고 믿으며’ 지금도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장 《욥기》는 ‘신은 전능하고 정의롭고 선한데 왜 의로운 사람에게 고통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다루는 책이다. 신과 악마가 욥의 믿음을 두고 내기를 벌이고 욥은 신의 허락 하에 사탄에게 끊임없이 고통받으며 고통으로 점철된 듯한 삶의 이유를 묻는다. 이때 신이 등장하고 감히 답을 알지 말라 하지만 욥은 우주를 운영하는 신의 존재 자체를 ‘고통받아도 살아가야 하는’ 답으로 삼는다. 욥은 ‘지혜로운 사람’으로 남고 악마는 패배한다.
4장 《전도서》는 인간의 생은 유한하니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얼핏 들으면 염세주의적인 책이다. 하지만 저자는 《전도서》의 진정한 지혜는 ‘인간의 생이 유한하니 너는 지금을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말한다. 또한 그런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서로 관계 맺고 함께할 때 더욱 커진다.
5장 《야고보서》는 한 명의 농부를 지혜로운 사람, 좋은 삶을 사는 사람으로 제시하며 설명한다. 《야고보서》가 말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넘치는 부분을 버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친구처럼 남을 돕고, 시련을 참고 견디고,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며 이 모든 행동으로 스스로 무엇을 믿는지를 증명하는 사람이다.
《허무감에 압도될 때, 지혜문학》은 이렇게 꼭 신이 아니더라도 믿고 싶은, 혹은 추구하고 싶은 가치를 찾는 이들에게 오랫동안 전해진 해답을 넌지시 제시한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