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국회 정년 연장 돌입··· 대한노인회도 가세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행정안전부가 중앙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공무직 근로자들의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한 가운데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도 노인연령을 75세로 높일 것을 촉구하면서 정년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674만9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60대 이상 취업자가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대(672만명)를 넘어섰고, 전체 연령대 중에서도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아졌다.
여기에 내년부터 전국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예상되면서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은 커지고 있다.
입법권을 쥐고 있는 정치권도 관련 논의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회는 내달 5일 정년 연장을 주제로 첫 회의를 열고 '중장년 계속고용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국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정년 연장을 주제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한동훈 대표에게 보고했다. 이 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50% 넘게 나오면서 당 지도부도 정년 연장에 무게 추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이미 정년 연장 도입이 시작됐다. 행안부는 지난 14일부터 '공무직 등에 관한 운영규정' 개정을 통해 소속 공무직 근로자 2300여명의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공무직 근로자는 주로 정부서울청사, 정부세종청사 등 정부 청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밖에도 국회 청소 근로자들도 정년을 68세로 연장했고 일부 정부 부처도 정년을 65세로 연장·운영하고 있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도 지난 21일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높이는 방안을 건의하면서 정년연장 논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지난해 출산 직원 자녀당 현금 1억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발표로 여론의 관심은 물론, 출산 장려 정책의 패러다임까지 환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정년연장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재정 부족과 신규 채용 위축, 기업 부담 등 부작용 발생 우려로 눈치를 보던 사회적인 분위기가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행안부의 공무직 정년연장이 관련 논의를 더욱 확산시킬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는 공직자들의 정년 연장 신호탄이 될 수 있고, 민간기업에도 정년 기준이 65세에 가깝게 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