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어두운 밤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한 차량. 불빛 하나 없이 조용히 다가오는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스텔스 전투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이 영화가 아닌 현실이라면? 최근 도로에서 점등하지 않고 운행하는 스텔스 차량이 많이 늘고 있다. 이러한 차량은 밤에 시각적인 인식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욱 위험하다.
스텔스 차량은 야간에 전조등이나 후미등을 켜지 않고 운행하는 차량을 지칭한다. 도로교통법에서는 모든 차량의 운전자는 밤(해가 진 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에 도로에서 운행할 때, 안개가 끼거나 비 또는 눈이 올 때, 혹은 터널 안을 운행할 때는 반드시 등화를 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점등하지 않은 차량은 다른 운전자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점등하지 않은 차량을 다른 운전자가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어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인 것은 현재 야간에 점등하지 않는 스텔스 차량에 대한 도로교통법상 처벌이 약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이 안전 규정을 무시하고 점등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더욱 높인다.
이뿐만 아니라 처벌이 약한 탓에 스텔스 차량 운전자는 법을 위반하더라도 큰 두려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반대로 이러한 차량의 존재는 도로를 이용하는 일반 운전자의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대책들은 스텔스 차량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도로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첫째,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재 도로교통법에서 야간에 등화를 켜지 않았을 경우 부과되는 범칙금과 과태료가 낮아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금액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하며, 야간 점등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벌점 제도를 신설해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둘째, 차량의 전조등과 후미등이 자동으로 점등되는 ‘오토’ 기능을 기본 설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야간 운전 시 조명을 수동으로 조정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어두운 환경에서 차량의 가시성을 높여 항상 안전한 주행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조치는 운전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도로 위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교통안전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운전자를 대상으로 스텔스 차량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프로그램으로 야간 운전 시 스텔스 차량의 위험성과 사고 사례를 강조하고, 운전자가 항상 조명을 켜는 습관을 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로 안전을 강화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넷째, 스텔스 차량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경찰이 모든 차량을 일일이 뒤쫓아 다니며 적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더욱 효과적인 단속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텔스 차량에 대한 공익신고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밤에 등화를 켜지 않고 운행하는 스텔스 차량은 교통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경각심을 높이고,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면 우리 모두의 관심과 행동이 절실하다.
이광수 일산서부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