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은 옛말…中 보일러 시장, ‘계륵’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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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은 옛말…中 보일러 시장, ‘계륵’으로 전락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4.10.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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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장 설립 등 기반 마련해도 영향력은 적어
자국 브랜드 선호도와 무역분쟁에 새 사업 필요
베이징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베이징에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과거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은 중국 보일러 시장의 가치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일러 시장 내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은 미미한 실정이다. 유럽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한국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국내 업체에 매력적인 지역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에 많은 투자가 이뤄진 만큼, 중국 내 영향력을 확대할 방안이 요구된다. 

중국 내 가스보일러 수요는 반등하는 추세다. 중국 가전가구 연구컨설팅 기업 AVC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가스보일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00만대다. 중국의 가스보일러 판매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최소 1% 최대 10%대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023년 4년 만에 판매량이 작년보다 6%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매출액 측면에서 보면, 올 상반기 중국의 가스보일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소폭 줄어든 128억위안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보일러 수입은 하락세를 보였다. 자국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보일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4.6% 줄어든 5136만달러다. 중국의 보일러 수입액은 2018년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다 2021년 지난해 대비 23.9%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다시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중 한국 제품 선호도는 낮았다. 점유율 순으로는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이 10% 미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로 독일(62.5%), 이탈리아(13.6%)에서 보일러를 수입했다. 한국의 비중은 6%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수입 감소 추세가 발생했고,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계륵으로 전락했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등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현지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등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경동나비엔은 베이징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186억원 순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반기보다 증가했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경동나비엔의 전체 매출액에 기여하는 영향력은 적다. 경동나비엔은 해외사업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는 기업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3478억원)은 내수보다 크다. 중국의 비중이 적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상대적으로 해외 보일러 사업 비중이 적은 귀뚜라미도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중국 천진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하북성, 산서성, 섬서성 등의 지역에 영업사무소를 두고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메이가이치 사업 영향으로 극적인 성장이 기대됐지만, 기대한 수준의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중국 시장은 모든 산업계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았지만, 점차 장점이 퇴색되고 있다”면서 “자국 산업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붕괴되는 경제구조를 봤을 때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거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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