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시중은행에서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의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0.43%로 전년 동기(0.35%) 대비 0.08%p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1%p씩 올라 0.41%‧0.51%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0.39%로 0.05%p 올랐으며, 우리은행은 0.42%로 전년 동기 대비 0.04%p 올랐다.
은행들이 올해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대출규모가 커진 데다가 코로나19 당시 받은 대출의 이자유예 기간이 끝나고 상환이 본격화되면서 연체율도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이 받은 대출 규모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연체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예금은행 지역별 중소기업대출’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 중기대출 잔액은 1073조6160억원으로 파악됐다.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 2022년 말 99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000조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36조원(증가율 3.5%)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연체율 증가세가 기업경영 전반의 부실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도 흘러나온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의하면 경영악화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 중소기업 중 17.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연체율 증가 추세를 보면 한계기업의 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에도 중기 대출은 신용위험 완화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내년 금융산업을 전망하는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대기업‧가계대출 확대 제한으로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높은 신용위험에 우량차주, 담보 및 보증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