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헌영 기자 | 뜨거웠던 2024년 경정이 이제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후반기를 마감해야 하는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위기에 직면한 선수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지만 잰걸음을 해야 할 시기다.
경정은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각각의 성적에 따라 A1, A2, B1, B2 등급으로 나뉘는데,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A1~2등급은 38~40회, B1~2등급은 34~36회의 출전 기회를 얻게 된다. 또 경정에는 성적이 부진한 선수는 1회 주선 보류하는 제도가 있는데, 성적 하위 7% 약 8명 정도다. 그런데 선수들은 이 주선보류에 드는 것에 아주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선보류 3회를 받게 된다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선수등록이 취소되어 더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올해 경정은 지난 1월 3일 1회차를 시작으로 12월 26일 51회차로 끝나게 되는데 이제 고작 8회차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그중 49회차(12월 11~12일)는 경정에서 가장 큰 대회인 그랑프리 경정이 열리기 때문에 성적이 하위권인 선수는 그나마도 출전 기회가 없어 더욱 초조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현재 평균 득점 하위 7%인 선수들은 누굴까?
지금까지 통계적으로 주선보류를 면하려면 평균 득점이 3.20 ~ 3.30 정도는 넘어야 한다. 그렇다면 남은 모든 경기에서 2착 이내의 성적을 거두고 사고점(실격, 경고, 주의로 인한 감점)도 없어야하는 상황이다. 현재 두 번의 주선보류 기록이 있어 또다시 주선보류 명단에 든다면 선수 생활은 그대로 끝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전 경주에서 출발 감각은 여전히 좋아 모터의 기력이 받쳐준다면 이 위기를 탈출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이응석(1기, B1)이다. 2007년 초대 스포츠칸배 대상경정 우승을 시작으로 대상경주 우승 6회, 준우승 11회, 3위 1회를 기록할 정도로 화려한 성적의 선수였다. 하지만 현재는 평균 득점 2.41로 하위 2위(신인 기수인 16, 17기 제외)다. 앞으로 올해 그는 7번의 출전 기회가 남았다. 남은 경기 모두 3위 이내의 성적과 사고점 0점을 기록한다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 “세월 앞에 장사없다”라는 말처럼 체력적인 부담감 때문인지 고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의식한 탓인지 1턴 전개에서 서서히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스타트(현재 매 16, 17경주에 열리며, 모든 선수가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방식의 경주에서 강점이 있고, 최근에는 출발 집중력도 높아진 상태다.
윤상선(15기, B2)은 경기력이 부족해 저조한 성적이지만, 강점도 분명히 있는 선수다. 특히나 안쪽 코스를 배정받으면 적극적인 1턴 전개를 펼치는데, 지난 43회차에서도 1번을 배정받고 출전해 적극적이고 차분한 전개로 1승을 거뒀다. 현재까지 고작 2승이지만 최근 경주를 본다면 출발 집중력이 좋아지고 있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선수다.
현재 주선보류 2회를 기록 중인 김채현(15기, B2)은 11회 출전 기회를 남기고 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을 자신감 부족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매 회차 지정 훈련에서는 빠른 출발과 적극적인 1턴 전개를 보이지만, 실전에만 나오면 연습과는 달리 부진한 성적을 보인다. 다만 최근 출발에서 확실히 자신만의 기준점을 잡은 듯 보여, 연습처럼 실전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반등의 기회도 잡을 수도 있겠다. 이외 정승호(15기, B2), 이태희(1기, A2), 김명진(1기, B1)도 분발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