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올해 들어 1조원대↓
코스피·코스닥 올해 5.67%·19.87% 하락
코스피·코스닥 올해 5.67%·19.87% 하락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말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대비 1조원 넘게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역시 올해 초보다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들은 국내 주식을 처분하고 해외주식, 특히 미국주식의 비중을 높인 것으로 관측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거래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잔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51조6005억원으로 지난해 말(52조7537억원) 대비 1조원 넘게 줄었다. 코스피가 2700∼2800선 사이를 오갔던 7∼8월께에는 투자자 예탁금이 60조원에 가까이 다가서기도 했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피’ 흐름을 보이면서 증시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각각 5.67%, 19.87% 떨어졌다. 4분기 들어서만 각각 3.42%, 9.10% 내렸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16조5893억원으로 연초(17조5371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주가가 폭락해 담보비율이 깨지지 않는 경우 통상 3개월 기간을 두고 상환하거나 만기 연장하는 방식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감소한다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가 줄고 있다는 의미로 역시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개미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서 해외에 투자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11월 1~29일) 해외 주식 10억4900만달러(한화 약 1조47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0월에는 2억9800만달러 순매수에 그쳤었다. 미국 주식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사들인 규모는 12억7900만달러에 달한다. 이들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로 순매수 금액은 4억5387만달러였다. 다음으로 테슬라(2억6103만달러) 등 순매수 상위 종목 50개 안에 모두 미국 주식이 올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주주 간 비밀 계약을 통해 4000억대 수익을 올렸지만 주가는 흘러내려 개미들의 원성이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날 오전 9시 22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13% 떨어진 19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8일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방 의장이 사모펀드와 4000억원 규모의 비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방 의장과 사모펀드들은 이 같은 내용의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증권신고서 등에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가 상장하기 전인 2018년 스틱인베스트먼트·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뉴메인에쿼티 등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원금대비 몇배 이상의 이익이 날 경우 초과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방 의장에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원금 대비 10배에 가까운 수익을 냈고 방 의장은 400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