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한때 1440원 터치 “비상계엄 발동 후 급등”
6거래일 만에 순매수세 전환 외인들, 4일 5294억원 팔아
6거래일 만에 순매수세 전환 외인들, 4일 5294억원 팔아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살얼음판을 걷기 시작한 데 이어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으로 환율·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2.9원)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흐름을 보였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18.8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자, 장중 고가 기준 지난 2022년 11월 4일(1429.2원) 이후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안정세를 보이며 현재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롤러코스터의 원인은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발동한 ‘비상계엄’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시 23분 대통령실에서 예고 없이 긴급 담화를 열고 ”야당의 탄핵 시도로 행정부가 마비됐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10시 50분에는 국회가 폐쇄됐고 이때 환율은 1440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히 상승했다. 다행히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상승세는 조금씩 하락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주의무역으로 강달러 추세가 고착화된 가운데 비상계엄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추가, 원화약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IMF 사태로 경험했다“며 ”갑작스런 계엄으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고 한국의 대외 신뢰도를 손상시켰다“며 이번 비상계엄 발동이 국내 경제·환율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켰다고 시사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 역시 비상계엄 후폭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코스피의 가장 큰 우려요소인 ‘외인 이탈’은 이번 사태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인들은 529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일 5645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특히 지난달 22일(1162억원 순매수) 이후 6거래일 만에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을 정치적인 이벤트로 하루만에 날려버린 셈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