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친윤계는 불참
'尹 탈당' 요구하는 韓…의총서 난상토론 끝에 간극 못 접혀
'尹 탈당' 요구하는 韓…의총서 난상토론 끝에 간극 못 접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친한(한동훈)계와 친윤(윤석열)계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부터 후속 조치까지 친한계와 친윤계의 간극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4일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 탈당 요구와 관련해 "굉장히 많은 의원님들의 난상 토론이 있었다"며 "(의총에서)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보기로 잠정 결론을 낸 상태"라고 밝혔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21명의 원외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공동명의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우리는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이 탈당을 거부할 경우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출당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면 친윤계는 윤 대통령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도 불참했듯이 친한계와 입장이 다른 분위기다. 이날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한 국민의함 의원 18명은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반면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상당수는 본회의 시점에 국회 앞 당사에 있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 있었지만 표결은 불참했다. 친한계와 친윤계의 간극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만이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갈등부터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까지 갈등을 빚어 당내 긴장감은 고조된 상태다. 특히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민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한 대표를 저격해 친한·친윤계 갈등은 증폭됐다. 실제 김건희 특검법 관련해 한 대표는 지난 3일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다.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중요한 문제에 있어 신중한 판단을 하는 게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순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탈당을 둘러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만큼 친한계와 친윤계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는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이 불참했다. 대통령 탈당 요구에 참석자들 가운데 추 원내대표만 유일하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져졌다. 친한계 일각에서는 심지어 윤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되는 만큼 한 대표가 탈당 요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 탄핵 절차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상욱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내각 총사퇴'와 '국방부 장관 해임'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