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 선언까지... 긴박했던 6시간
상태바
尹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 선언까지... 긴박했던 6시간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12.04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일 10시 25분 尹 "비상 계엄 해제" 선포
4일 0시 계엄군, 국회 출입문 봉쇄 및 진입
새벽 1시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새벽 4시 30분 정부, 국무회의서 계엄 해제안 의결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국회 보좌관들이 본회의장 입구를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국회 보좌관들이 본회의장 입구를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 선언까지 걸린 시간은 6시간이었다.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계엄군의 국회 불법 진입,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그리고 대통령 비상계엄 해제 발표까지 긴박했던 시간이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장 및 검사 탄핵, 예산 감액안 단독 처리 등에 대한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말들이 돌기 시작했지만, '비상계엄' 선포는 그야말로 금시초문이었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야당의 탄핵과 예산 삭감을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하기는 했다.
민주당은 3일 오후 10시 42분 비상 계엄 선포에 의원들을 국회로 긴급 소집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로 이동하는 중 생중계 방송을 통해 "대통령의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반국민적 계엄선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신속하게 국회로 와달라"며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국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국회 진입은 쉽지 않았다. 3일 오후 11시 4분 국회 출입문이 폐쇄됐다. 국회 본회의장으로 내달렸던 의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 담장을 넘어 국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계엄군과 몸싸움을 벌이다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의 치열한 국회 진입 시도가 벌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1시간 만인 3일 오후 11시 25분 계엄사령관으로 육군 대장 박인수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했다. 계엄사령관은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 사법 사무를 관장한다. 박 총장은 3일 오후 11시 27분, 오후 11시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발표했다. 계엄이 선포되자 사정기관과 각급 부처에 '비상 대기'와 '긴급 소집령'이 떨어졌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국 지방 시도청장에게 정위치 근무하라고 지시했고,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오전 1시부로 산하 31개 경찰서에 '을호비상'을 발령했다. 을호비상은 경찰 비상근무 중 2번째로 높은 단계다.
계엄군의 국회 장악 시도도 무섭게 진행됐다. 4일 0시 7분 계엄군은 국회 경내로 진입했다. 그리고 15분 뒤인 4일 0시 22분 계엄군은 국회 본청 출입문을 봉쇄하기에 이른다. 4시 0시 45분 계엄군은 급기야 국회 본청 내부로 진입했다. 국회도 계엄 해제를 위해 숨가쁘게 움직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3일 오후 11시께 "모든 국회의원은 지금 즉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 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인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을 위해서다. 계엄 해제를 요구하기 위한 요건인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위해선 최소 150명의 국회의원이 본회의장에 모여야 했다. 4일 0시 49분 치열한 대치 속에서 마침내 본회의가 열렸다. 계엄군은 국회 본회의 개최를 방해하기 위해 강제 진입을 지속적으로 시도했고, 이를 국회 직원들과 정당의 당직자들 그리고 의원실 보좌진들이 몸으로 부딪히며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한 대변인은 계엄군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며 총구를 손으로 잡으면서까지 맹렬히 막아서기도 했다. 4일 오전 1시 1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재석 190명 중 190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즉각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에 따라 계엄령 선포가 무효화됐다"고 선언했다. 우 의장은 오전 1시 15분께 "국회 본청으로 들어온 군인 전원이 다 나갔다"고 밝혔다. 4일 오전 2시 1분 우 의장은 윤 대통령과 국방부에 공식 통지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 의결에도 불구하고 계엄 해제 요구에 침묵했다. 국회에서는 '계엄령 무효'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계엄은 절차상, 실체적으로 명백한 불법"이라며 "위법, 불법, 원천 무효이기 때문에 국회의 의결로 한 번 더 무효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계엄 선포의 효과가 상실됐으며, 군경의 공권력 행사는 위법"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은 비상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도 본회의장에 남아 국회를 지켰다. 4일 오전 4시 22분 합동참모본부의 비상계엄 투입 병력이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국회 결정 후 3시간 넘게 침묵을 지켰던 윤 대통령이 4일 오전 4시 27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해 비상 계엄을 해제한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4일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 의결을 발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