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등 대출 금리 상단 5%대
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속도 조절
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속도 조절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15년 만에 두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이 영향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모두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내는 속도가 대출 금리가 내리는 속도보다 다소 더뎌 주택 대출 실수요 입장에서 금리 인하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은행은 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가계 대출 속도 조절을 당분간 이어 나갈 전망이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부터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를 기존 연 4.31~5.21%(11월 마지막 주)에서 4.17~5.07%로 하향 조정했다.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는 3.94%~5.34%에서 3.76~5.16%, KB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3~5.43%에서 3.84~5.24%로 내렸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22일 4.151%~5.651%에서 29일 3.962~5.462%로, 신한은행 주담대는 같은 기간 4.14~5.45%에서 4.00~5.30%로 낮아졌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이유는 주담대 금리의 준거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다. 금융채 5년물(AAA, 무보증)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2.965%를 기록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연중 최고치(3.976%) 대비 1%포인트 낮다. 금융채 5년물 금리 역시 한국은행이 최근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린 영향을 받았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로 0.25%포인트 낮춰 잡았다. 지난 10월에도 0.25%포인트를 인하,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다.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서민들의 대출 문턱은 쉽게 낮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중은행의 보수적인 대출 스텐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할당된 가계 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만큼 가계 대출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이들 은행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계 대출 총량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연초에 가산금리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예·적금 금리도 함께 내리고 있다. 19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최저 2.35% 수준까지 내려갔다. 예금 상품의 절반 가까이 기본금리 2%대를 보이고 있다. 우대금리를 포함하더라도 최고금리 하단은 2.8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신규 취급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036%포인트로 전월(0.734%포인트) 대비 0.302%포인트 올랐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8월부터 3개월 연속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에 따라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1조원 수준에 그쳤다. 이들 은행의 1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576억원 증가했다. 10월 1조1141억원 증가한 이후 두 달 연속 1조원대 증가 폭을 유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