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트럼프 엄포에 떠는 K-산업…'관세 파고' 대응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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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트럼프 엄포에 떠는 K-산업…'관세 파고' 대응 총력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4.12.0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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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산업계, 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에 긴장감 고조
“韓수입품 20% 관세, 총 영업익 19% 감소” 분석도
현지 거점 활용한 관세회피 전략‧산업 영향 예의주시
현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전경.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신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으름장'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편관세 부과뿐 아니라 중국 견제를 위한 관세 폭탄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우리 산업계는 '트럼프 2기'가 불러올 관세 파고 대응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1월 취임 첫날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선 기간에도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수입품에는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관세 경고는 해외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에 큰 부담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한국산 수입품에 2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총 영업이익이 최대 19%까지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대미 최대 수출품목이 자동차이며, 특히 현대차·기아는 올해 대미 수출 차량만 59만4000대, 수출액은 25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 양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미국에 무관세로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멕시코 내 관세 파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 지역으로 멕시코를 콕 짚은 건 중국 업체의 우회 수출을 막으려는 의도가 깔려있지만 현지엔 현대차그룹의 완성차·부품 공장도 포진해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투싼과 K3, K4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여파로 미국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미 현지 공장을 최대한 활용, 관세를 회피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생산 거점은 연산 30만대 이상을 자랑하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지난 10월 가동에 돌입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이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100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산술적으로 보면 지난해 미국 판매량의 약 60%를 맡을 수 있는 셈이다.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선임도 회심의 카드로 꼽힌다. 현대차는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트럼프 집권 후 불확실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호세 무뇨스 사장을 대표이사(CEO·사장)로 낙점했다. 배터리업계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보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인 기업들이 원자재를 수입하는 데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예외 적용을 받기 위해선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민관은 최근 간담회 등 머리를 맞대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유업계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세계 석유 수요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 마진도 낮아지게 된다. 우리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산업 생태계 타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취임 전부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두 경제 대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은 양국 간 무역 규모 축소를 부르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 도입'을 추진한다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브릭스 소속 국가 중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탈달러화에 적극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으로 공격적 관세 조치와 대중 고관세 부과·자본 유입 차단 등을 통해 무역적자 해소를 해소하고 자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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