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연임 관측 지배적...계열사 전직 CEO도 무시 못해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투트랙’ 방식의 우리은행 매각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우리은행 경영권을 넘기는 ‘지분 30% 매각’의 성사 여부에 은행의 지배구조가 달렸고, 이는 차기 행장 선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르면 오는 10월께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0일까지다. 그는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우리금융 민영화의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임기를 1년6개월로 제한했다.정부가 전날 발표한 우리은행 매각 방향에 따라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을 합쳐 증시에 재상장한다. 상장 법인인 만큼 주주에 대한 사전 통지와 인선 절차를 고려하면 행장 선임에 2개월은 걸린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현재로선 이순우 회장이 우리은행장으로서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 지분 30%의 경쟁입찰이 성공해 경영권을 가진 지배주주가 나타날 경우 경영의 연속성과 조직 안정, 매각 작업 수행을 위해 이 회장이 딜 클로징(거래 완료) 때까지 행장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측면에서다.정부는 우리은행의 딜 클로징 목표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제시,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 회장의 행장 연임 관측에 더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그러나 경쟁입찰이 유효경쟁 불발로 무산될 경우 이 회장의 행장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유효경쟁 불발은 사실상 우리금융 민영화가 완전히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다. 애초 '민영화 수행의 적임자'로 평가돼 회장에 선임된 데다 이를 위해 스스로 임기를 제한한 만큼 연임의 명분이 다소 약해진다는 것이다.정부는 경영권 지분 30%의 예비입찰을 오는 10~11월 중 실시할 계획이다. 교보생명과 맞붙을 ‘유효 경쟁자’가 구체화하지 않을 경우 입찰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새로운 인물을 차기 행장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우리은행 안팎에선 벌써부터 여러 인사의 이름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차기 행장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우리금융 주요 계열사의 전직 최고경영자(CEO)와 전·현직 임원 위주다.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져 현재의 우리은행이 된 만큼 이들 인사의 출신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로 꼽힌다. 이순우 회장은 상업은행 출신, 전임자인 이팔성 전 회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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