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학생 74명, 실종·사망자 학부모들 앞에서 착잡한 인사
[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세월호 침몰로 친구와 선생님을 잃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생존학생 74명이 4월 16일 사고 71일 후, 25일 학교로 돌아왔다.들뜬 마음으로 3박 4일 짐을 챙기던 학생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 학부모들과 함께 버스 4대에 타고 학교에 도착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학부모 대표는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학생으로서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없고, 선생님도 계시지 않지만 그 몫까지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이들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지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며 아이들의 용감한 결정에 응원의 말을 보탰다.지난 22일 매일일보에서 보도된 세월호 생존 학생들의 ‘저희는 단원고 2학년 학생입니다’라는 글에서 “저희는 저희의 원래 생활을 되찾고 싶습니다. 원래의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고 말한바 있다.글에서 학생들은 “괜찮냐고, 힘내라고, 고맙다고 아무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주세요.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시선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주세요”라고 덧붙였다.학생들은 자리를 함께 한 학부모와 유가족에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고 인사한 뒤 교내로 들어갔다.한편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는 특별교실을 조정한 새 교실에서 소통과 치유에 중점을 두고 일상적인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 방향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때 구조된 학생들은 그동안 한 연수원에서 학부모와 숙식을 함께 하며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심리치료 등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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