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전차군단’ 독일이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티아구 실바(파리생제르맹)의 공백으로 전력이 무뎌진 ‘삼바축구’ 브라질에 7골의 쏟아부으며 12년만에 월드컵 결승에 선착했다.
독일은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무려 5골을 쏟아내는 화력을 뽐내며 7-1로 대승 했다.이로써 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씻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우승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우승 탈환의 기회를 따냈다.
특히 독일은 1999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0-4로 무릎을 꿇으며 기록한 ‘브라질 상대 최다골 패배’의 악몽도 떨쳐냈다.
더불어 독일의 ‘36살 백전노장’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는 전반 23분 추가골로 월드컵 통산 최다골(16골)의 대기록까지 썼다.
독일은 오는 14일 오전 4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10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네덜란드 준결승 승자와 결승전을 벌인다.
반면 브라질은 8강전에서 척추 골절을 당해 대회를 접은 에이스 네이마르와 8강전에서 옐로카드를 추가해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수비의 핵이자 주장인 실바의 공백을 뼈저리게 실감하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우승은 물론 통산 6번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여기에 브라질은 1920년 남미챔피언십에서 우루과이에 당했던 0-6 패배 이후 94년 만에 역대 A매치 최다골차 패배와 동률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1934년 유고슬로비아와의 평가전에서 4-8로 패한 이후 80년 만에 한 경기 최다 실점도 떠안았다.
네이마르와 실바의 공백을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던 브라질의 바람은 독일의 완벽한 조직력과 뛰어난 결정력에 완벽하게 무너졌다.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결과였다. 두 명의 주전이 빠진 가운데 튼튼한 백업 멤버를 바탕으로 선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따낸 뮐러의 선제골로 집중력을 펼치기 시작한 독일은 전반 23분 클로제의 결승골이 터지며 ‘골 폭풍’을 예고했다.클로제는 문전에서 슈팅한 볼이 골키퍼를 맞고 튀어나오자 재빨리 다시 차 넣어 월드컵 역대 최다골 동률을 기록했던 호나우두(브라질·15골)를 제치고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자(16골)로 올라섰다.
기세를 잡은 독일은 전반 24분부터 2분 동안 토니 크로스(뮌헨)가 내리 두 골을 쏟아내고, 곧바로 3분 뒤 사디 케디라(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이 이어지며 전반을 5-0으로 끝냈다.
독일은 후반에도 화력쇼를 멈추지 않았고, 교체 투입된 안드레 쉬를레(첼시)가 후반 24분과 후반 34분에 쐐기골과 마무리골을 터트리며 후반 추가 시간 오스카르(첼시)가 1골을 따라가는 데 그친 브라질을 7-1로 대파하고 가볍게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