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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출범 13주년을 맞아 ‘다시 신발끈을 조이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보냈다.한 회장은 1일 창립 13주년 기념사에서 “근래 신한은 여러분의 노고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신한금융은 2010년 이후 5년 연속 상반기 순익이 1조원을 넘었다.일각에선 기존의 국민·신한·우리·하나의 ‘금융지주 4강 체제’가 신한금융의 독보적 1위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한 회장은 그러나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은 물론 우리의 몇 년 전과 비교해도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주변의 칭찬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경영환경이 격변하는 시기에 잠시라도 방심하면 승자와 패자는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도록 당부했다. ‘현재의 국내 1위’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융권에서 신한이 가장 잘 나간다’는 평가를 의식하면서 몸을 낮춘 것으로도 읽힌다.한 회장은 이런 맥락에서 그룹 경영의 핵심 가치로 내세워 온 ‘따뜻한 금융’을 거듭 강조했다.고객의 자산을 잘 불려주면서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자금을 필요로 하는 곳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금융의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따뜻한 금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개념이나 당위성에 대한 이해는 확산했지만, 현장에서의 실천은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카카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금융업 진출 움직임과 정부가 강조하는 기술금융 활성화, 보신주의 혁파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한 회장은 “스마트 금융시장을 선점할 방안을 우리가 먼저 찾아내야 한다"며 "대면과 비대면 채널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도록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실물경제가 기대하는 금융의 역할과 금융권의 현주소 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존재한다는 정부와 사회의 비판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