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발권력 동원의 결과…“제한적으로 사용해야” 지적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일반 기업이나 공기업 등에 빌려준 대출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도 뛰어넘어 15년6개월만에 최대치로 늘어났다.세수 부족으로 재정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증가에 정책금융공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발권력이 자주 동원된 결과다.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발권력을 동원한 한국은행의 대출금은 13조1571억원으로, 1년 전(7조9903억원)보다 64.7%나 증가했다.정부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 조달용으로 3조4590억원을 지난 3월 정책금융공사에 저리 대출해준 데다가 지난해 6월부터 자금을 공급하기 시작한 기술형창업지원 프로그램 등 중소기업 대상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해온 데 따른 것이다.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는 신용대출 수단인 금융중개지원대출은 8월 말 현재 9조69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2024억원(29.4%) 증가했다. 한달 전과 견줘도 2137억원이 늘었다.이에 따라 8월 말 현재 한은의 대출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최고치인 2009년 11월의 13조1361억원을 뛰어넘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의 1999년 2월(15조884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과거 한은이 ‘재무부의 남대문 출장소’로 불리던 시절에도 발권력을 동원한 대출금은 1992년 9월의 17조6365억원이 역대 최대 규모였다.현재는 저물가 상황이고 발권력에 의해 공급된 유동성은 당장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화폐 가치의 하락과 물가 상승 부담으로 전이되는 만큼 한은의 발권력은 최대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게 일반론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