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생국회 압박 vs 野, 비선의혹 불씨살리기…23일 주례회동 분수령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비선실세 국정개입’ 파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핵폭탄’급 이슈가 정치권을 휩쓸면서 부분 파행 중인 12월 임시국회의 앞날은 더 깜깜해졌다.연말 임시국회의 순항과 파국 여부는 이번 주 23일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 및 협상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위해 부분 상임위원회 파행도 불사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9일 새누리당을 향해 “23일까지 운영위 소집에 대한 답을 안 줄 시 전체 상임위 중단도 감행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전한 바 있다.만일 당장 이번 주에 정상화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여야가 이미 합의한 29일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 합의부터 파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연내에 구성하기로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를 위한 국회 내 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 해외자원개발 국조 등의 운명도 마찬가지다.이처럼 국회 현안이 줄지어 대기 중이나, 임시국회는 순항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진보당 해산에 여야, ‘동상이몽’
비선의혹을 둘러싼 대치에다 헌법재판소에 의한 통진당 해산으로 이념논쟁 양상까지 더해지면서 정국 대치가 오히려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여야는 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국회가 보수·진보의 이념논쟁의 장(場)이 되선 안 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속내는 각각 다른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새누리당은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는 야당의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을 기대하는 눈치다. 일단 통진당 해산 문제가 정리된 만큼 국회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야당 압박에 나섰다.또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에 대해 이른바 통진당과의 ‘야권연대 원죄론’ 카드를 전략적으로 꺼냈다 집어넣었다 하면서 임시국회 정상화 압박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비선의혹에 대한 야당의 운영위 소집과 청문회 개최, 특검 및 국조실시 요구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우선이라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진보당 해산이 정치권 블랙홀로 자리 잡으며 후폭풍을 몰고 올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자신들이 요구하는 운영위 개최와 국정조사의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23일 주례회동, 연말정국 분수령
여야는 이날부터 원내수석부대표 간 물밑접촉과 회동을 통해 실무조율을 거친 뒤 오는 23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여야 대치 전선이 더욱 꼬인 상황이어서 국회 파행상황이 새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앞서 지난 10일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우윤근 원내대표는 ‘2+2’ 연석회의를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및 자원개발 국정조사 특위를 연내에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그러나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진행한 수차례의 실무 협상에도 운영위 개최를 비롯한 ‘2+2’회동 합의사항의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국회는 파행을 겪어야했다.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한 23일 주례회동은 연말 정국 분위기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또 비선의혹에 대해 사실상 실체가 없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검찰이 오는 29일쯤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이를 기점으로 여야 대치는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