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도 매너 지켜야 왕 대접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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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도 매너 지켜야 왕 대접 받는다"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5.01.08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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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리너스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 등 이색 마케팅...고객과 직원 존중 취지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최근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지하 주차장에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리고 폭언했다'는 주장이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려지며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5일 경기도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주차장에서 근무하는 주차 요원들의 모습. < 뉴스Y 영상 캡처 >
#1. 경기도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린 이른바 ‘백화점 모녀 갑질 논란’이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 여성 고객이 남성 점원의 뺨을 때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 지난해 7월 부산지방경찰청은 대형마트 등에 납품 판매되는 김치, 어묵, 빵 등 저가의 식품에 고의로 각종 이물질을 집어넣고, 거짓으로 피해를 본 것처럼 꾸며 309개 업체를 상대로 상습 협박, 300여개 중소식품 업체로부터 3500여만원 상당을 뜯어 낸 혐의로 변모씨 등 2명을 구속 입건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만연된 ‘갑질’ 속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갑질’이란 권력의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적 약자에게 행하는 비상식적이거나 부당한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로써, 이는 단순히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회 다양한 계층과 관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어두운 민낯이 드러나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을 것으로 인식되는 소비자들 역시 백화점 점원, 마트직원,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노동자들에게 언제든지 위압적인 갑의 입장으로 돌변할 수 있는 사건과 사고들이 벌어지며 ‘갑질’은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백화점 갑질 모녀’ , ‘마트 갑질녀’ 등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각에서도 소비자들의 의식있는 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감정노동 전국협의회가 서비스업 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고객은 거의 감소하지 않았고, 고객의 무리한 요구도 여전히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기업 이미지 손상과 소비자의 건전한 소비행위에 나쁜 영향을 미쳐 기업의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악성 소비자를 일컫는 일명 ‘블랙 컨슈머’ 역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7년 국내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블랙 컨슈머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당시 ‘소비자들의 악성 불평 및 행동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9.3%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2011년 314개 기업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벌였을 때는 그 비율이 83.4%로 늘었다.

블랙컨슈머는 식음료 업계 이외에도 최근 전자기기 제조사 등의 기업들에 까지 손길이 뻗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해외 직구’ 열풍 속, 해외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진상 고객’들까지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의적인 갑질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일부 기업들 사이에는 이 같은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소비자들의 친절을 유도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 7일부터 고객의 방식에 따라 할인율을 적용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를 매월 수요일마다 진행한다.

요컨대, 매달 첫 번째 수요일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명찰에 적힌 바리스타의 이름을 부르며 “안녕하세요. ○○씨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등 공손한 말투로 주문하면 50% 할인을 해, 대체적으로 공손한 말투를 사용하면 20%의 할인 혜택을 받는 식이다.

더불어 친절 마케팅을 실시했던 롯데리아 역시 관련 마케팅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맥도날드도  매장에서 광고노래를 끝까지 따라 부르면 빅맥을 공짜로 주는 등의 고객참여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비일비재한 악질 소비자들의 풍토를 두고 전문가들은 소비지상주의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 이에 따른 현상이 일부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실제로 왕이 된 양 거만해지는 결과를 초래했을 수 있다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왕이라는 착각과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악질을 일삼는 일부 소비자들 때문에 선의의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악질 고객들을 제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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