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추진은 고객거래·시스템·보안 등 문제발생 위험”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지주의 IT시스템 통합 일정이 무리하게 강행되고 있다며 29일 오전 금융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당초 IBM이 제안했던 ‘IT 업그레이드 방식’을 따를 경우 설령 통합이 되더라도 하나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외환은행 프로세스 전체를 반영, 발전적인 시스템 구축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하나지주가 진행하는 ‘IT 선통합/ 후개선 방안’은 통합작업 중 시스템 개선이 중단되고, 특히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외환은행 시스템의 장점과 상품, 서비스, 업무 노하우 등이 사장되어 과거보다 퇴보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노조는 곧바로 차세대 시스템을 다시 도입해야 하므로 결국 이번 IT 통합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은 ‘매몰비용’이 되어 불필요한 지출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때도 처음에는 ‘IT 선통합/ 후개선 방안’을 검토했으나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차세대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진정서는 또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합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는 최소 2~5년의 시간이 필요한데도 하나지주는 앞으로 9개월 만에 이를 끝낸다는 것”이라며 “이번 IT통합 프로젝트에 단독 응찰했던 LG CNS마저 하나지주가 2015년 10월까지 무조건 마칠 것을 요구, 자신들이 제안한 ‘2016년 2월 완결’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백억원의 수익 및 향후 차세대 전산 도입 응찰 기회까지 사실상 포기했다”고 전했다.
2005년 외환은행, 2009년 하나은행의 차세대 구축을 담당하여 양행 IT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LG CNS가 계약을 포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노동조합의 설명이다.
노조는 진정서에서 “지금까지 금융권 차세대 도입 또는 통합작업이 주사업자 없이 이뤄진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향후 고객거래, 시스템, 보안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큰 만큼 금융당국의 신속하고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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